한 개 모자란 키스 바일라 8
주원규 지음 / 서유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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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재 / 한 개 모자란 키스 / 주원규 장편소설

주원규 작가하면 자극적이면서도 선정적인 소설을 만났기 때문인지 이름만 들어도 그런 색채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지질 않는데 <한 개 모자란 키스>는 청소년 소설이라 지금껏 만났던 작품과는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다.

'신일특별사립민족고등학교'에 특별전형으로 들어온 '박마루', 아르바이트하던 편의점에서 도둑질을 했다는 누명을 받아 재판을 받느라 학기가 시작된 후에 첫 등교를 한 마루는 이름만큼이나 난다 긴다하는 정.재계 자제들이 다니는 학교에 어울리지 않는 학생이다. 차고 넘치게 돈이 많아 마루를 제외한 모든 학생들은 등.하교시 기사나 부모님이 직접 픽업을 하러오지만 집나간 부모님을 대신해 할머니와 임대 아파트에 사는 마루는 차타고 이십분이면 걸리는 길을 한시간 반이나 걸려 빙 돌아가는, 그마저도 한대밖에 없는 버스로 통학하는 전교 유일 대중교통 이용자이다.

일진 사나운 첫 등교를 마무리하고 모든 학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텅 빈 운동장을 가로질러 혼자 버스를 기다리던 마루에게 숏커트의 동그란 무테 안경을 쓴 여학생이 말을 건다. 자신의 이름을 허신미라고 소개하며 친구하자는 여학생의 말에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마루에게 싫은 내색하지 않는 그 아이, 그렇게 마루는 신미와의 첫 만남을 가지게 되고 며칠 뒤 마루 앞에 나타난 신미는 교실에서 자신들을 쳐다보는 아이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귀자는 말을 날린다.

원하지 않게 모든 아이들의 관심을 받게 된 마루는 유일하게 자신에게 말을 거는 종구에게 허신미에 대해 묻게되고 그녀가 빵빵한 집안은 물론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에 반해 신미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을 마루의 매력이 뭘까?란 궁금증과 지금껏 남자 엄친아가 가난한 여학생에게 대시했던 룰에서 과감히 벗어난 전개라 혹하는 마음도 함께 들어 둘의 알공달공함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왠지 뭔가 있을 것 같은 묘한 기운이 느껴져 앞으로의 전개가 더 궁금해졌던 소설 <한 개 모자란 키스>

어른은 아니지만 어른의 세계를 축소해놓은 공간에서 그대로를 보고 배우며 성장하게 되는 아이들의 생기없는 학창 시절은 공부에 밀려 연애도 사치가 되어버린 듯한 느낌으로 다가와 좁은 인간관계만큼이나 무미건조하게 다가온다.

책을 덮으며 한 개 모자란 키스에 함축적으로 담긴 의미에 왠지 모를 씁쓸함과 안타까움이 들었는데 지금껏 만났던 꽤나 쇼킹한 내용들의 소설과 전혀 다른 느낌이란 점에도 놀랐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관점에 맞게 그것을 풀어쓰는 작가님의 능력 또한 남다름이 느껴졌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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