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
백선경 지음 / 든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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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든해 / 공동구매 / 백선경 지음

책의 제목이라고하기엔 무슨 내용일지 짐작도 가지 않는 제목 때문에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백선경 작가의 12년만의 신작 <공동구매>

길고 긴 장마철, 일기 예보대로 오랜만에 해가 내리쬐길 바라며 바바리우먼은 긴 시간을 들여 자신의 몸을 정성껏 치장한다. 어릴 적 새아버지에게 당한 성폭행의 잔상과 함께 떠오르는 눈부신 햇빛을 찾아 남자를 유인하는 바바리우먼, 그리고 그녀를 쫓는 한 남자.

서울 창신동의 봉제공장에서 잡역부로 일하고 있는 '콜린', 여자지만 힘든 막일을 척척해내고 직원들과 잘 어울렸던 그녀는 평소 자신에게 치근덕거리는 팀장으로 인해 누명을 쓰고 직장에서 쫓겨나게 된다. 하지만 봉제공장에서 함께 일했던 디자이너의 일을 도와주며 온라인 판매에 눈을 뜬 콜린은 '주부세상만세'라는 카페를 개설해 김치를 판매하기 시작한다. 카페를 알리기 위해 나눔과 후원으로 회원을 모집하며 회원 규모를 늘려가던 콜린은 욕심을 부려 중고제품을 사고파는 벼룩시장을 개설하였고 이것이 사람들의 호응을 받으며 카페를 개설한지 4년만에 5만명의 회원을 거느리는 매니저로 우뚝 서게 된다.

 

 

 

이야기는 봉제공장 잡역부로 일하던 콜린이 주부세상만세라는 카페를 개설하여 회원을 늘려가며 어느정도 입지를 다지면서 외부 업체의 협찬을 통해 매니저는 물론 스텝들이 수수료를 챙기는 공동구매 체계와 익명의 게시판을 통해 교활한 인간상을 너무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와 함께 술만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는 아버지를 두고 엄마 손에 이끌려 도망친 화영이 어린시절부터 새아버지로부터 성폭행과 정신적인 학대를 받는 성장기가 번갈아가면서 이어진다.

처음 설립할 때의 마음은 잊혀지고 오직 카페를 위해 스텝과 회원을 시켜 서로 이간질하게하고 거짓정보를 흘리게 만드는 콜린과 어릴적 아버지에게 당한 학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화영의 이야기는 마지막으로 치닫게 될수록 책 제목인 공동구매의 의미를 알려주며 섬뜩함을 안겨준다. 어느 영화에서 이런 장면을 본것은 같다만 익명의 세계에서 이런식의 공동구매가 이뤄진다면? 역시나 섬뜩하고 세상이 싫어지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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