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노승대 지음 / 불광출판사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광출판사 /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 노승대 지음

딱히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나 조용함과 단청의 아름다움 때문에 절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절마다 풍기는 분위기나 풍경, 지역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사찰의 배치나 그림, 불상들은 볼때마다 감탄사를 불러일으키지만 독실한 신자도 아닌지라 사찰의 단계적 구조와 각 법당마다 다른 그림들, 불상들의 의미가 좀더 쉽게 풀어써진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는 나처럼 부족한 이해력을 돕는 한편 사찰에 그려진 그림을 통해 더욱 풍부한 스토리텔링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안성맞춤인 책이라 하겠다.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는 사령과 사신/ 육지와 수중의 생물/ 상상과 전설의 주인공/ 꽃과 풀이란 4개의 큰 주제로 사찰의 안과 밖에 존재하는 그림이나 조각상에 깃든 모양을 통해 신화와 전설로 자리잡아 탄생한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는데 우리가 흔히 절에서 보는 그림이나 조각상 외에도 문화유적지에서 보게 되는 낯익음의 기원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쓰여져 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학창시절 국사책에 등장하는 고분을 통해 청룡, 백호, 주작, 현무 사신과 용, 봉, 구, 린의 사령의 그림이 낯설지 않은데 박물관에서 사신의 그림을 볼때마다 현무는 왜 거북과 뱀의 모습을 띄고 있는 것일까 의아함을 느끼곤했더랬는데 현무의 그림이 탄생하게 된 것이 고대 중국 사람들이 수컷 거북은 없다고 생각하여 거북과 유사한 뱀을 마주보게 그려 현무가 잉태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란걸 알고 오래된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이어 산에 거북모양 바위가 자연 스스로 그렇게 생겨난 것인줄 알았는데 북한산 비봉 거북바위는 바위의 앞을 거북머리 모양으로 깍아 만든 것이라하니 이쯤에서 궁금한 것은 왜 바다에 사는 거북이를 산에 올려놓았을까?인데 답으로 우리의 전통신앙이 산신신앙이고 거북은 신령하다고 생각해 산으로 옮겨 놓았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뿌리깊이 박힌 신앙의 발자취를 찾아보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책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 한번 펼쳐들면 아이들이 만화책을 보듯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있는데 문화유적지에서 마주치게 되는 거북 모양의 비석이 용의 아홉 아들 중 첫째인 '비희'이고 절이나 궁에 치미로 그려진 '이문'은 둘째 용이며 사찰에 있는 종 고리에 새겨진 용이 셋째인 포뢰이며 이후로 아홉째까지 등장하는 용의 모양은 감옥에서, 다리 중간에 새겨진 조각에서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데 둘째인 이문이 높은 곳에 올라 먼 곳을 보기 좋아하고 불을 끄는 탁월한 능력으로 인해 궁궐이나 사찰의 용머리에 화재를 누르고 재앙을 피하게하는 용도로 나타나고 셋째인 포뢰는 소리지르는 것을 좋아하고 바다에 살지만 고래를 무서워하여 고래가 가까이 다가오면 크게 운다고 하여 범종에 장식된다는 이야기에서 우리 선조들의 재치를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아이들은 절에가면 울그락불그락하게 생겨 무서운 도깨비상이 있어 보는것조차 꺼려하곤하는데 마곡산 천왕문 광목천왕 배 부분에 기다란 혀로 콧물을 닦고 있는 조각을 본다면 조금은 무서움이 누그러들지 않을까 싶었다.

절에 가는 것을 좋아해 대한민국 산사에 대한 이야기와 사진 등을 접해보긴했지만 사찰이나 문화유적지에서 만나게 되는 상상의 동물 그림이나 조각상들을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쓴 책은 처음이라 그동안 접했던 불교책이 조금 어렵게 다가왔던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사찰에 대한 흥미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