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에 갇힌 소년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로이스 로리 지음, 최지현 옮김 / F(에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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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 / 침묵에 갇힌 소년 / 로이스 로리



1910년 9월 여덟살 생일을 앞두고 있는 '캐티'는 아버지와 함께 6km 거리에 있는 '스톨츠'씨 댁으로 향하는 중이다. 가난하기 때문에 딸들을 가정부로 보내야했던 스톨츠씨네의 큰 딸 넬은 캐티의 친구이자 옆집에 사는 '오스틴'네 가정부로 일하고 있고 캐티네에서 일하게 될 둘째 페기를 맞이하러 갔던 그날 캐티는 페기의 남동생 '제이콥'을 보게 된다.

<침묵에 갇힌 소년>은 1910년 9월부터 1911년 10월까지 캐티의 일상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담고 있다. 여덟 살 캐티의 아버지는 마을의 외과의사이고 그런 아버지를 따라 캐티의 장래 희망도 의사이다. 아버지가 마을의 다친 사람을 치료하러 다닐 때 캐티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사람들이 상처 부위를 보기 좋아하는 호기심 많은 소녀이다.

외과 의사인 캐티네 가족과 변호사인 옆집 오스틴네 가족, 드넓은 농장을 하지만 가난한 페기네 가족, 캐티의 친구 제시 등 캐티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소하게 전개된다. 활발하며 호기심 많은 캐티의 눈에 비친 사람들의 모습과 여덟 살의 시각이 어우러져 가족 중심의 특별할 것 없이 잔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일상 중에 캐티의 엄마가 아이를 임신한 이야기와 다소곳하고 얌전한 페기와 달리 옆집 오스틴네 가정부로 있는 페기의 언니 넬은 예쁜 외모만큼이나 화려한 것을 좋아해 영화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고 오스틴의 형 폴은 그런 넬과 미묘한 감정을 주고 받는다.

여덟 살 캐티의 시각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범위가 크지 않다. 집과 학교, 친구와 가끔 아빠가 치료차 말을 타고 이동할 때 함께 본 것들, 그리고 그 속에 캐티가 그동안 보았던 인물과 다른 '제이콥'이 있다. 상대방을 대할 때 정면을 보지 않고 캐티가 말을 걸어도 대답조차 하지 않지만 캐티는 제이콥이 자신의 말을 듣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캐티의 말에 웃지는 않더라도 좋아하고 있으며 비록 평범하지는 않지만 남들보다 동물을 대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점점 제이콥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된다.

사람들은 제이콥을 정신지체아라고 이야기하지만 캐티는 그런 제이콥의 방식에 크게 연연해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제이콥이 캐티의 아빠가 진료차 몰고 다니는 말들을 보기 위해 캐티의 마굿간을 드나든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어미에게 내쳐진 양을 다른 양 어미에게 데려가 살린 이야기와 너무 많은 고양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제이콥 나름대로 고양이 새끼들을 자유롭게 해준 이야기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들이 나중에 일어나게 될 비극의 시작이었다는걸 나는 알지 못했다.

<침묵에 갇힌 소년>은 캐티가 유년시절 제이콥이란 인물을 만나며 겪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초반부터 이어지는 캐티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왠지 지루하지 않게 읽혀져 편안한 마음을 내내 갖는 도중 제이콥의 이야기가 너무도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지라 '내가 지금 뭘 읽었지?'하고 반문하게 되었던 것 같다.

<침묵에 갇힌 소년>은 작가인 '로이스 로리'가 보게 된 한장의 흑백 사진을 통해 탄생한 이야기라 한다. 뉴베리상을 두번이나 탔던 작가의 저력답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느낌의 소설을 만난 느낌이지만 역시나 충격의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았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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