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향한 고뇌....에 대해선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평소 관심사도 아니었고 가수에게 푹 빠져들어 심취해 본적도 그리 많지 않기에 음악인의 날 것 그대로를 느껴보려 해본 적이 없었더랬다.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일까? 악동뮤지션 이찬혁이 쓴 <물 만난 물고기>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당황스러움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소설을 다 읽은 후 악동뮤지션의 음악을 하나하나 듣기 시작하면서 소설 속 등장하는 제목이 노래 제목이란 사실과 소설 속에서 느꼈던 감정이 멜로디를 통해 배가 되어 더 큰 가슴벅참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묘했다.
거리마다 온갖 트리와 불빛 장식들이 크리스마스가 다가옴을 알리는 연말, 1년 째 '진짜' 예술가가 되기 위해 여행중인 '선'은 발길이 닿아 올라탄 배에서 '해야'와 운명같은 만남을 가지게 된다. 바다에 몸을 던지려는 해야를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던 선은 손안에 잡히지 않은 해야를 찾으며 눈을 떳지만 객실에 들리는 것은 한방을 쓰는 할아버지의 코고는 소리뿐, 꿈이지만 생생함 속에 마주했던 해야를 눈 앞에서 만난 선은 해야와 예술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며 여러날을 함께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던 작별처럼 해야는 선과 만났던 것처럼 바다로 다시 돌아가고 남겨진 선은 어느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카페를 열고 음악을 하며 살아간다. 손님도 들지 않는 인적이 드문 바닷가 카페, 자석처럼 이끌려 선이 곁에 다가선 '양이'
소설은 음악과 예술을 고뇌하던 선이 여행길에서 해야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음악 색깔을 찾아가는 내용으로 자신이 그리던 이상향의 음악과 타협하고 싶지 않은 현실에 대한 고뇌를 그리고 있다.
죽기살기로 버텨야하는 현실에 치여 보여질 수도 있는 암울함과 무기력함보다는 그럼에도 다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선의 모습이 강렬함보다는 잔잔하게 다가오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