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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하루 ㅣ 라임 청소년 문학 41
아나 알론소 외 지음, 김정하 옮김 / 라임 / 2019년 8월
평점 :
라임 / 고장난 하루 / 아나 알론소 , 하비에르 펠레그린 지음
두께가 얇은 청소년책이라 쉽게 생각하고 덤벼들었다가 책을 덮은 후 찾아오는 반성과 이후 '아나'와 '브루노'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는 <고장난 하루>
열여섯 아나에게는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 발작을 피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반복하거나 특정 단어를 연거푸 말하기도하고 다른 사람에게 어떤 말을 계속 요구하는가하면 여러번 손을 씻거나 상대방과의 눈맞추기를 피하는 등 정말로 피곤하겠다 싶을만큼 자기 자신에게 집요하게 구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아나는 그냥 보면 평범한 아이처럼 보이지만 강박증이 튀어나올 때마다 행해지는 평범하지 않은 행동 때문에 곤란한 일을 많이 겪게 되어 아나를 바라보는 엄마와 아빠의 걱정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새학기가 시작되고 사회 수행평가로 아나는 고대 이집트에 관한 발표를 준비한다. 15분동안 주어진 이 발표에서 고대 이집트인들의 생활과 20세기 초 독일의 고고학자들에게 발견되어 베를린의 노이에스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네페르티티' 흉상까지를 발표한 아나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이 긴장하고 중간중간 발작을 잠재우기 위해 같은 단어를 조용히 여러번 말하는 등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이번에도 자신의 강박증으로 인해 발표를 망친 것 같아 속상하기만하다.
아나의 강박증을 알리 없었던 아이들은 뭔가 이상한듯한 아나의 행동때문에 친하게 지내자며 다가오는 아이가 없어 늘 혼자였던 아나에게 '브루노'라는 아이가 친하게 지내자며 다가온다. 전학온지 얼마 되지 않은 브루노는 이집트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뽑내며 발표하는 아나에게 흥미를 갖게 되고 영화를 함께 보자며 데이트 신청을 하게 되면서 아나의 삶에 새로움이 추가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함께 있으면서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아나로 인해 브루노는 혼란을 느끼게 되고 아나에게서 강박증에 관련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이 가진 강박증으로 인해 브루노가 자신을 피할거라고 생각했던 아나는 예상과 달리 브루노는 아나가 그토록 가고 싶어하는 베를린에 수학여행을 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강박증을 가진 아나와 그런 아나를 도와주기 위해 노력하는 브루노의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인간은 누구나 조금씩은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나도 어느정도는 그것을 따르는 경우가 있어 정도가 심한 강박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강박증에 대해 생각해보게되면서 아나처럼 겉으로는 멀쩡해보이지만 비슷한 증상을 보였던 사람들을 그저 이상한 사람이거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치부하며 생각했던 일들이 떠올라 반성하게 되었고 이상해서 피하거나 병으로 생각해 동정심을 느끼는 모습이 아닌, 열여섯 아이들의 풋풋한 사랑과 우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이야기라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켜줬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