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되고 한참 시간이 흐른 후 <시간을 파는 상점>이란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읽어봐야지...하다가 결국 2권을 먼저 만나게 되었다. 1권의 내용을 모르니 2권을 펼치며 불안감이 없진 않았지만 두께감이 크지 않았기에 읽으며 어느정도 자연스럽게 1권의 내용을 유추해볼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어 큰 부담없이 펼쳐들게 되었다.
성적에 좌우되며 즐거움보다는 치열한 입시전쟁터인 학교, 내 자신에 대한 진지한 성찰보다는 어느 대학에 가야할지, 오로지 성적 위주의 고민들에 묶여 하루하루 즐거울 일이 없는 학교 생활, 그 속에 아이들에게 따스한 온기를 주었던 지킴이아저씨가 얼마전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내용이 '시간을 파는 상점'에 도착하게 된다. 아이들의 신뢰와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음에도 학교의 눈밖에 났다는 이유는 비정규직이란 절차에 묶여 쫓겨나게 된 지킴이 아저씨의 해고를 막기 위해 시간을 파는 상점 위원인 온조와 이현, 난주와 혜지를 비롯해 졸업생들은 아저씨의 해고통지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피켓을 든 채 교문앞 시위에 들어간다.
옳지 않은 것에 대한 지식의 전달은 쉬워도 정작 그것을 가르친 학교에서는 옳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는 아이러니함을 아이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 지킴이 아저씨의 해고 철회,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마스크와 피켓으로 무장한 아이들의 조용한 시위는 아이들에게 치명적 약점이 될 수 밖에 없는 학생부 기록으로 이어진다는 협박으로 이어지게되고 두려운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뜻을 전달한 아이들은 다음을 도모하게 된다.
<시간을 파는 상점>이란 책 내용을 잘 모르고 읽었던 터라 생각보다 무겁고 생각보다 현실적이며 생각보다 어른임에도 부끄러운 짓을 너무 많이 저지르고 있다는 반성이 들게하는 책이라 읽는 내내 어른으로써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야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울림이 있었다.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이다보니 지금 이 사회가 아이들을 잘 키워내고 있는 것인가라는 비판적인 생각에 도달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이라 나름 큰 용기를 내면서도 옳은것에 대해 소신을 지키는 아이들의 모습이 더욱 뭉클하게 다가와졌던 것 같다.
아이는 물론 많은 어른들이 읽고 학교와 아이들이 현실적으로 직면한 문제들을 고민하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