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 세계 사랑으로 어둠을 밝힌 정치철학자의 삶,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누구나 인간 시리즈 1
알로이스 프린츠 지음, 김경연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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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북스 / 한나 아렌트 / 알로이스 프린츠 지음


'한나 아렌트'하면 보기 드문 여성 정치철학자이기에 더 눈길이 간다. 철학이나 역사, 정치 관련 책에 한나 아렌트의 글귀가 인용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것만으로도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였었는지 유추해볼 수 있지만 그녀가 남긴 저서를 읽을 때마다 혼동과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생각과 이상을 말로 전달하고 상대방을 이해시키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그녀가 남긴 글들을 읽을때마다 들게되는 생각인데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고 이후 철학자들과의 열띤 토론을 벌이며 삶을 이어나간 그녀의 인생에 대해 '알로이스 프린츠'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좀 더 한나 아렌트에게 다가가기 수월하도록 풀어쓰고 있다.

한나의 친할아버지 막스 아렌트는 시의회의 의장과 자유주의 유대인 공동체 의장직을 맡을 정도로 쾨니히스베르크에서 영향력 있는 주요 인사였고 한나의 외가쪽은 차 수입 상사를하며 큰 사업체를 꾸려나갈 정도로 부유한 집이었다. 아버지인 파울이 당시 흔하던 질병인 매독에 걸려 몇년동안 치료에 정성을 쏟은 후 마르타와 결혼하였고 몇년동안 매독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안정적인 시기를 맞으면서 둘은 임신을 계획하고 한나를 낳게 된다. 하지만 한나가 태어나지 2년 후 아버지인 파울의 매독증상이 심각해져 둘은 집안에서 마련해준 보금자리로 옮기게 된다. 병증으로 인해 아버지는 한나에게 관대하지 못했고 어린 한나는 활달하면서도 예민한 기질을 보이던 아이였다. 그럼에도 어머니인 마르타의 헌신적인 지지로 인해 한나는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이후 친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같은 해에 돌아가시게 되면서 어려운 시기를 겪게 된다.

몇년이 지난 후 어머니는 부유한 집안 사람과 재혼을 하였지만 의붓자매들과 한나는 사이가 좋지 않았고 인플레이션 상황이 도래하면서 집안의 가세가 기울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즈음 한나는 대학에서 '마르틴 하이데거'를 만나 불꽃같은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35살의 유부남에 아이가 둘이나 있던 하이데거와의 사랑은 아무도 모르게 비밀 사랑으로만 유지해야했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하이데거에게 종속되어 있던 한나는 그와 거리를 두기 위해 학교 남학생들과 사귀면서도 하이데거가 편지를 하면 장시간 계획한 여행일정을 포기하면서까지 그를 찾아가는데 이후엔 하이데거로 인해 둘의 사이가 벌어지게 되면서 한나는 '귄테 슈테른'과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이후 그들은 조금씩 삐걱대며 관계를 이어가지 못하고 만다.

독일에 정착하여 살아온 유대인이면서도 스스로 유대인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이중적이었던 당시의 시대상은 어린 한나에게, 성장해가는 동안에도 독일과 유대인 어느 곳에도 완벽하게 흡수되지 못한 혼란을 야기시킨다. 완벽히 낯선 곳으로 온 존재인듯 여겨지는 자신의 삶은 히틀러로 인해 다시금 자신의 뿌리를 인식하게 되지만 어지러운 정세속에 그녀는 살던 곳으로부터 멀리 떠나 생활하게 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음에도 고독함을 눈가 가득 담고 있는 그녀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물질적인 것이 인간의 정신적인 삶에 강력하게 미치지 못할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손을 놓고 생각하게 이끄는 묘한 마력이 느껴지기도하는데 그녀가 남긴 글을 만나는 것과 달리 그녀가 살아온 인생을 파노라마처럼 훑어볼 수 있는 책이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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