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델리의 영사인 주인공은 콜롬비아 국민인 27세 마누엘이 마약소지 혐의로 태국에서 체포되었다는 보고를 받는다. 마약법에 엄격한 태국에서 체포되었다는 말은 사형이나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철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마누엘을 만난 주인공은 그가 왜 마약을 소지하게 되었는지를 통해 콜롬비아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현주소를 바로보게 된다.
콜롬비아의 정치적 상황, 그 속에서 벌어지는 각종 폭력사태와 마약 밀매, 살인등이 일어나는 현주소를 통해 위험에 처한 동생 마누엘을 구하기 위한 누나 후아나의 희생이 이어지고 그런 일들 후 헤어지게 된 남매는 누나의 행방을 찾기 위해 방콕, 뉴델리, 도쿄, 테헤란 등을 돌며 마누엘은 지구의 절반을 돌아 태국까지 온 사연은 기구한 운명의 굴레에 처한 남매의 이야기를 처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누나의 행방을 알게 된 마누엘은 누나가 어떤 일을 하는지 듣고 놀라게 되고 누나의 인생이 결정됐던 그 순간, 누나를 찾기 위해 마약 밀매에 가담하게 된 마누엘의 사연 또한 안타깝게 다가온다.
마누엘의 이야기를 듣고 어렵게 후아나를 찾은 영사인 주인공은 그녀가 힘들게 살아온 이야기를 듣게 되고 그녀를 마누엘에게 데려가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게 찾아 데려온 후아나는 결국 마누엘을 만나지 못하게 되고 남매의 비극적인 삶은 더욱 가슴 절절하게 다가온다.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작가 '산티아고 감보아'의 소설은 그쪽의 소설을 접해보지 못했던 나로서는 호기심이 동할 수 밖에 없었는데 제목만큼이나 깊이 있는 소설일거라는 기대와 달리 후아나, 마누엘 남매를 통해 콜롬비아의 어지러운 정세를 너무도 처절하게 그려내고 있어 읽으면서도, 읽고나서도 마음이 너무 무거웠던 것 같다. 다소 관심두지 않았던 콜롬비아란 나라의 현 주소는 소설이긴하지만 그 속에 담아낸 이들의 가슴아픈 이야기를 통해 콜롬비아의 부패한 상황을 좀 더 들여다보게 되었고 멀리 가지 않더라도 나라의 부패함과 권력이 국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같다.
너무 무겁고 가슴 아픈 이야기라 가독성이 느껴지는 소설은 아니지만 '산티아고 감보아'라는 작가의 독특한 문체를 느낄 수 있어 콜롬비아 문학의 새로운 면을 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