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교통사고로 엄마를 여읜 유코는 친엄마에 대한 기억이 없다. 다행이 친아빠가 있지만 일이 바쁘면 늦는 일이 많아 유코는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라던 어느 날 아빠 곁에 예쁜 여자인 리카씨가 나타난다. 밝고 꾸미기를 좋아하는 리카씨는 유코와 친해져 예쁜 학용품도 골라주고 쉬는 날이면 아빠와 함께 나들이 나가는 등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엄마의 손길을 느낄 수 있어 좋은 가운데 리카씨는 아빠와 정식으로 혼인신고 후 유코의 집으로 들어온다. 그렇게 다른 친구들처럼 엄마가 생겨 좋은 유코, 그렇게 몇년이 흐른 어느 날 아빠와 리카씨 사이에 왠지 모를 불안한 기류가 흐르며 아빠가 회사일로 브라질 지사로 가게 되었고 3~5년은 일본에 돌아올 수 없기에 유코와 함께 브라질로 갔으면 좋겠다고하지만 리카씨는 아빠와 함께 브라질로 가지 않고 일본에 남아 있을 것이며 아빠가 브라질로 가는 동시에 지금까지처럼 부부사이로 지낼 수 없다는 말을 한다. 누구와 함께 살지 유코의 뜻에 따르겠다는 아빠와 리카씨, 며칠을 고민하던 유코는 친구들이 있는 일본에 남아 리카씨와 함께 살아가기로 결정한다.
아빠가 보내주는 양육비로 생활이 점점 버거워 일을 하게된 리카씨와 당장 먹을 것이 없어 끼니 걱정을 해야하는 유코 사이의 기묘한 동거, 그렇게 서로 맞춰가며 생활하던 어느 날 친구들이 배우는 피아노가 가지고 싶었던 유코는 은연 중에 리카씨에게 피아노가 가지고 싶다는 이야기를 건네고 그로부터 6개월 후 리카씨는 유코에게 피아노를 사줄 수 있게 됐다며 기뻐한다. 하지만 피아노가 들어오는게 아니라 이삿짐을 싸서 정원이 있는 큰 집으로 들어간 리카, 어리둥절한 유코에게 보험일을 하며 만난 '이즈미가하라'씨와 혼인신고를 했으며 큰집 안에 피아노가 있어 이제 마음껏 피아노를 칠 수 있을거라며 기뻐하는 리카를 보며 그렇게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형성된다.
10년전에 아내와 사별한 이즈미가하라씨는 부동산중개업을 하며 정원이 딸린 큰집에 살고 있다. 집안일을 봐주는 가정부가 있어 리카씨와 살때처럼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든 유코와 리카, 이즈미가하라씨 집으로 들어오며 일까지 그만둔 리카씨는 석달이 지나자마자 무료한 삶이 견딜 수 없다며 힘들어하는데....그렇게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생긴지도 얼마 안돼 리카씨는 지금의 삶을 견디지 못하겠다며 집을 나가게 되고 그렇게 이즈미가하라씨 집에 남아 생활을 이어가던 유코는 리카씨가 동창생인 모리미야와 결혼하며 새로운 가족과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기억이 나지 않는 친엄마와 자신의 삶에 엄마라고 느꼈던 리카, 친아빠와 이즈미가하라와 모리미야까지 유코는 두명의 엄마와 세명의 아빠를 둔 독특한 가정력을 지니고 있다. 이야기만 들으면 이건 무슨 말도 안되는 시츄에이션인가? 싶을 정도로 뜨악하게 만드는 설정인데 이들의 기묘한 가족의 형태는 서구식처럼 거추장스럽지 않고 깔끔하게 다가오며 힘든날보다는 서로를 배려해주고 생각해주는 따뜻한 마음이 전해질 정도로 잔잔한 감동이 느껴지기도 한다.
일반적이라면 낯선 곳이라도 친아빠를 따라가는 것이 정답처럼 보이지만 일본에 남아 리카씨와 남은 유코, 앞날을 예견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리카씨의 새 남편들과 함께 새로운 가족을 형성해나가며 고민과 고뇌의 모습을 느낄법도 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쿨함으로 무장한 이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이 너무도 산뜻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감정에 얽매여 질척거리지 않는 이들의 관계는 그것을 보는 독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하지만 친아빠가 아니라서 친아빠라면 이것저것 해줘야할 것 같아 뭔기 핀트에 어긋나지만 나름대로 노력하는 모리야마씨와 친아빠가 아니라서 함부로 얘기하지 못하는 유코의 배려심이 고민스럽게도 다가오지만 그렇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다가가는 이들의 모습이 한부모 가정이 난무하는 요즘 세상에 새로운 가족상을 보여주는 듯해서 잔잔하게 다가와졌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