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치 - 전민식 장편소설
전민식 지음 / 마시멜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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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 우리나라에 '강치'란 동물이 살고 있었다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겐 첨예한 영토 분쟁으로 여겨지는 독도에 강치들이 많이 살았다는 이야기는 놀람과 호기심으로 다가왔지만 일본인들에 의해 무자비하게 희생된 뒤 멸종되어 사진과 이야기로밖엔 만나볼 수 없다는 현실엔 반성하지 않는 그들의 역사인식만큼 강한 분노감이 들었다.

금성대군과 단종의 복귀를 꿰하다 역모로 가문이 도륙내어진 순흥 안씨인 안용복, 1693년 4월 초량 왜관의 농간으로 인해 제대로 된 삼값을 받지 못한 안용복은 나라에서 울릉도와 독도에 내려진 도해금지령을 어기며 울릉도와 독도에 숨어들어 생선을 어획한다. 받지 못한 삼값을 다는 회수하지 못하더라도 어느정도 금전적인 손해를 메꿔보자해서 아는 이들을 설득하여 왔던 그곳에서 그들은 일본인들이 강치를 무차별 포획하는 것을 발견하고 울릉도로 얼른 도망쳐오지만 그들이 미처 달아나기도 전에 안용복과 업동, 어둔은 붙잡혀 오키섬으로 붙잡혀오게 된다.

역모에 가담했던 가문으로 그저 전국을 떠돌며 물건을 사고팔아 작은 점포를 여는 것이 꿈이었으나 그런 소박한 그의 꿈은 일본어를 할줄 아는 그를 첩자로 오인한 왜놈들에게 연행되면서 살아날 수 있을지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권유에 따라왔던 업동이 개죽음을 당하자 자신들이 땅이라 우기며 어획을 일삼는 일본인들에게 어떤 법적 조치조차 하지 못하는 조선의 대한 원망으로 이어진다. 자신이 잘못한 것은 나라에서 정한 도해금지령을 깬 것일 뿐 왜놈들이 지껄이는 남의 땅에서 포획을 한 것은 아니었으나 어떻게든 자신들의 상황은 불리하며 먼 곳으로 끌려온 사실조차 알리 없는 나라에 대한 원망은 깊기만하다.

낯설기만 한 왜국에서 자신들이 죽어도 누구 하나 알리 없는 상황에서 안용복은 어렵게 조선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어머니가 늘 걱정하던 대쪽같던 안용복의 기백은 그일을 계기로 새롭게 피어나게 되고 그 후 일본으로 건너가 울릉도와 독도의 지배권을 확인시키는 과정이 감동적인 한편 나라의 일임에도 개인이 홀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는 안타깝기만하다.

그로부터 몇백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일본은 자기네 땅이라며 우기며 역사왜곡 또한 버젓이 저지르고 있는 현실과 지금도 어딘가에서 안용복처럼 홀로 독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상기돼 여러가지 감상에 젖게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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