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독립군열전 - 지워지고 잊혀진
신영란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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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비책공방 / 지워지고 잊혀진 여성독립군열전 / 신영란 지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고 항일운동을 펼쳤던 많은 항일운동가들, 특권층이라 일컬어지며 엘리트의 길을 걸었지만 결국 친일파로 돌아서 같은 민족에게 총을 겨뒀던 사람이 있는가하면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었음에도 모든 재산을 팔아 척박한 곳에 무관학교를 설립하신 분도 계신다. 내가 그 시대를 살지 않았다고하여 친일 행위에 앞장서 같은 조선인들을 핍박했던 친일파들을 싸잡아 욕하는 것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지만 같은 시대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던 두 사람의 행보가 이렇게나 하늘과 땅 차이라면 누구의 삶이 더 비루하고 누구의 삶이 더 가치있어 보이는지 굳이 비교하지 않아도 마음속으로 느껴지는 것은 같지 않을까 싶다. 그러하기에 정당하지 않은 것에 굴하지 않고 한결같은 나라 걱정에 자신의 삶을 불태웠던 많은 독립운동가들과 이름 모를 항일운동가들의 삶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겠다는 비장함마저 들게 되는 것 같다.

<지워지고 잊혀진 여성독립군열전>은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독립운동가들의 이름 대신 항일운동의 전선에 있었지만 그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여성독립군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에서는 남자들 뒤에서, 그 활약 또한 존재감이 크지 않게 나오는 것이 사실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여성이라는 이유가 결코 독립운동에 걸림돌이 되지 않으며 활약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독립운동가들보다 뒤쳐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지워지고 잊혀진 여성독립군열전>은 1부 총칼에 맞서 싸운 여전사들, 2부 후방의 애국혼, 3부 이름 없는 불꽃으로 타오를지라도라는 주제로 최초의 여성의병장 윤희순, 곤륜산의 여전사 박차정, 불의 여인 안경신, 사랑의 힘으로 독립군 투사가 된 김마리아, 서대문형무소의큰언니 어윤희, 말과 글로서 민족혼을 일깨운 조애실, 망국의 한을 비행기에 실은 권기옥, 청상의 여걸 조신성, 독립군 아내 이애라, 독립군의 큰할머니 왕재덕, 송죽비밀결사단 초대 회장 김경희와 기생만세운동, 제주해녀 항일운동 이야기가 실려 있다.

소개된 여성독립군 이름 중 몇분의 이름은 낯익게 다가오기도했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여성독립군들도 많아 부끄럽고 또 한편으로는 험난했던 그들의 인생에 숙연함이 들기도했다.

작가의 말에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총장이 매일신보에 실었던 학도병 지원을 부추기는 말로 인해 4천여명이 넘는 어린 학도병들을 전쟁에 동원하며 일본이 조선인들에게 쥐어뜯었던 고혈로 호의호식했던 그들의 삶은 독립운동을 하다 체포되어 여성으로서 차마 말할 수 없는 고문을 당한 와중에도 임신한 몸으로 폭탄 투척에 가담하고 전선에서 일본군과 싸우기 위해 항일무장단체를 찾아 밤중에 깊은 밤속을 헤매였던 그녀들의 삶과 너무도 극명하게 대조되어 분노보다는 착찹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미국 국회의원들의 한반도 순방을 틈타 조선 독립의 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리기 위해 임신한 몸으로 평양경찰서에 폭탄 투척을 하고 만삭의 몸으로 동지들과 함께 떠나지 못해 잡힌 안경신은 옥중에 아이를 낳아 재판장에 아이와 함께 재판을 받는 장면을 연출하기도하였지만 상해 임시정부 경무국장 김구를 비롯한 서명을 곁들인 편지에 자신이 폭탄을 던졌다고 시인함에도 불구하고 10년형을 받아 7년형을 살고 출소한 이야기는 대단하다고밖엔 할말이 없는 용기에 가슴이 뭉클해질 수밖에 없었다.

지워지고 잊혀져 오랜 기간동안 알아주는 이 없었던 그들의 이름을 후손된 자로써 잊지 말고 기억해야함은 물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도 역사의 기록은 계속 이어짐을 상기하며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다시금 반문해보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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