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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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나무사이 /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모든 것은 후추 때문이었다"

당시 희소성에 기인해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후추를 찾아 인도로 출발했던 콜롬버스가 인도가 아닌 아메리카 대륙에 착륙해 발견한 것은 후추가 아닌 고추였다. 당연히 도착한 곳이 아메리카가 아닌 인도라고 생각한 콜롬버스는 그곳에 이미 정착해 살고 있던 원주민들에게 '인디언'이란 이름을 붙여줬다.

당시 같은 무게의 후추가 금의 가격과 맞먹을 정도였다고하니 스페인 여왕을 어르고 구슬려서 떠난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견한 고추는 후추여야만했고 그것을 시작으로 포르투칼과 항해에 열을 올리면서 가슴 아픈 식민지 노예의 역사도 함께 시작되었다. 단지 후추 때문에 이 모든것이 시작되었다면 너무 억측이 아니냐고 되물을 수도 있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후추 때문에 식민지 노예가 시작되었다고해도 마냥 억측으로만 다가오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시대 숙종이 후추를 구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니 유럽을 열광시켰던 향신료 후추의 이야기가 그들의 이야기로만 다가오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일지 모르겠다.

<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식물>에 소개되는 식물로는 감자, 토마토, 후추, 고추, 양파, 차, 사탕수수, 목화, 밀, 벼, 콩, 옥수수, 튤립이 등장한다. 아일랜드 감자 대기근으로 100만명이라는 사망자를 냈던 그때 기아에 허덕이다 미국으로 건너간 400만명의 이민자의 행렬속에 후에 미국을 강대국으로 만드는데 일조했던 수많은 인물들의 배출은 감자로 인해 미국이 부강한 나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지만 당시 잎과 감자싹에 있던 독성 성분 때문에 악마의 식물이라 불리며 유럽 사람들이 기피했다는 점은 또다른 흥미로움을 던져주고 있다. 이에 각 나라마다 감자를 서민들 사이에 뿌리내리기 위해 강경정책을 펴기도하는 등 여러가지 수단을 썼지만 마지막 인간의 심리를 이용해 감자는 귀족만 먹을 수 있다는 소문을 퍼트려 결국 서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뿌리내릴 수 있게 만든 재치도 엿볼 수 있었다. 독일보다 더디게 감자의 보급이 이루어진 프랑스에서 향락과 사치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마리 앙뚜아네트가 사랑한 꽃이 장미가 아닌 감자꽃이란 점은 왜곡된 역사의 단면을 보여줘 씁쓸하게도 다가왔다.

소개된 식물중에서 감자나 후추, 목화, 튤립의 이야기는 몇가지 관련된 이야기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음에도 역사의 시선에서 바라보니 더욱 흥미진진하게 다가와 그것과 관련된 폭넓은 세계사를 살펴볼 수 있었고 나머지 식물 이야기는 생소해서 더욱 흥미로웠던 이야기도 있었다.

식물 하나에도 그 당시 역사적 배경은 물론 잔인하고 부의 눈에 멀었던 인간의 욕망이 적나라하게 다가왔고 식물로 인한 이로움과 해로움이 인간사에 미친 영향 또한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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