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황세연 지음 / 마카롱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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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 /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 황세연 지음

범죄 없는 마을을 살인 사건으로부터 지켜라!


여름이라 더욱 섬뜩함이 느껴졌던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는 황세연 작가라는 처음 접해보는 작가님의 소설인데 반해 본격적인 소설에 들어가기 앞서 '당신의 별이 사라지던 밤'의 서미애작가님의 심사평으로 인해 더욱 기대만빵으로 다가왔던 소설이었다.

충청도 오지마을인 중천리 장자울, 이장인 우태우를 비롯해 11명이 사는 작은 마을인 장자울은 1981년부터 범죄 없는 마을로 칭해지며 1998년까지 범죄 없는 마을 현판을 하나씩 자랑처럼 마을회관에 걸어놓고 있다. 하지만 1998년을 맞아 강원도 지역과 타이를 이루려는 찰나 뜻하지 않은 살인사건으로 범죄 없는 마을이라는 절체절명 위기에 처해지게 된다.

중천리 여섯 가구 중 제일 꼭대기에 사는 젊은 과부 소팔희는 그날 장에 내다판 소값을 세보는 중이었다. 반쯤 세었을 때 조카인 황은조가 화장실이 급하다고 징징대는 통에 세던 돈더미 위에 이불을 덮어놓고 조카인 은조와 화장실로 향한다. 재래식 화장실을 무서워 화장실 앞을 지키던 팔희는 외양간에 서성이는 검은 그림자를 발견하게 되고 순간 방안에 놔둔 돈을 떠올리며 도둑이 들었다고 생각한다. 도둑으로부터 돈을 지키기 위해 도둑을 따라가 두들겨패고보니 아랫집에 살고 있는 신한국이었으나 그는 이미 팔희의 폭행으로 인해 목숨이 끊긴 상황이었고 당황한 팔희는 한국을 수레에 실은 후 은조를 재운 후 처리하려고하지만 그 사이 수레가 감쪽같이 없어지고 만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한국은 이장의 트럭에 치인 채 발견되고 마을 사람들은 한국의 시체를 두고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의논하기 시작하는데.....

신한국의 시체를 두고 마을 남자들이 의논하는 사이 팔희는 어린 은조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한밤 중 한국의 집이 불타는 것에 놀란 은조가 깨어나고 온 마을 사람들이 한국의 집에 난 불을 끄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최순석 형사와 조은비 기자가 찾아오고 불에 다 타 뼛조각만 남아 술에 취한 한국이 불이 난 줄 모르고 잠들어 변을 당했다는 의견이 모아지는 중에 자살하겠다는 유서만 써놓은 채 중천리 자살바위인 구멍바위에서 발견된 시체가 당사자가 아닌 한국의 시체로 밝혀지게 되면서 조은비는 사건에 뭔가 있다고 직감하게 된다.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는 제목에서 연상되는 처절한 복수극이나 살벌한 살인의 내용이 아니다. 외려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책을 폈던 나로서는 신한국의 시체이동과 그것을 둘러싼 마을 사람들이 어설픈 알리바이, 그 이면에 감춰진 그들의 민낯을 만나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한편의 블랙코미디 영화를 본 기분이 들었다. 오랫동안 살인사건이 없었던 마을에 그저 농사짓고 장사하며 살던 사람들이 합심하여 내뱉는 이야기는 어이없을 정도로 순진무구하게 다가와 형사의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이 코믹하게 다가왔지만 사람들이기에 그 이면에 담아낸 인간 본성을 이야기에 잘 버무려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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