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거대한 슬픔 김별아 근대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냄 / 백범, 거대한 슬픔 / 김별아 장편소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연초부터 관련된 슬로건을 많이 볼 수 있었고 그와 관련된 소설도 눈에 띄어 유독 반가운 마음이 드는 해이다. 36년이라는 일제치하 속에 억압과 폭력에 스러져갔던 수 많은 독립투사들, 백성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처절하고 긴박함을 나타내기에 모자람이 없다. 어찌 글이나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어찌 감히 상상이나 해볼 수 있을까....

가슴아프고 분노스러운 수 많은 이야기들, 그 속에서도 온갖 고문을 받으면서도 일본에 굴하지 않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바쳤던 수 많은 분들의 이야기는 그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가슴 절절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대한민국 임시정부하면 떠오르는 인물 백범 김구 선생, 파란만장했던 삶 만큼이나 죽음조차도 순탄하지 않았던지라 늘 가슴 한켠 아린 마음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꽃다운 나이에 제대로 된 청춘을 즐기기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고 몇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겨가면서 오직 한가지 일념에 평생을 바친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기에 더욱 위대하게 다가온다.

 

 

1945년 11월 23일, 그토록 염원했던 광복을 맞았지만 기쁨을 누려볼 새도 없이 미군에 의해 군정을 받게 된 남한, 26년동안 떠돌며 그토록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몇번이나 목숨을 내놔야했지만 미군에 의한 군정이 있는동안 정부로서 그 어떠한 행사도 하지 않으며 미군정의 법과 규칙을 준수할 것을 다짐받은 후에야 겨우 조국에 발을 내딛을 수 있었던 김구 선생의 마음은 얼마나 착찹하고 원통했을까.... 오랜 세월동안 많은 이들의 죽음과 맞바꾼 광복이 또다시 미군에게 넘어간 사실은 꿈에서라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김구 선생은 황해도 해주 출신으로 산달이 넘도록 뱃속에서 나오지 않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김구 선생의 아버지가 소 등에 얹는 안장을 쓰고 용마루에 올라야했던 일화가 있을 정도로 힘들게 태어났다. 그럼에도 7대독자라는 이유로 어릴적에는 꽤 개구쟁이로 자라 아버지의 숟가락을 부러뜨려 엿과 바꿔먹는 일도 있었지만 신분에서 오는 부조리함을 목격한 후 어려운 살림에도 공부의 뜻을 두었지만 아무리 공부해도 자신의 신분과 매관매직을 일삼는 현실을 접한 후 출세의 뜻을 접게 된다. 이후 명성황후 시해사건에 대한 처단으로 일본 육군 중위를 죽이고 일본 감리서로 이송되어 사형을 선고받지만 사형 집행전 고종의 특사로 집행이 중지 된 이후 승려로 입적하였다가 기독교에 입교하는 등 풍전등화같은 나라의 모습만큼 고뇌와 번민이 많았음을 엿볼 수 있다.

이후에도 무지를 바로잡고자 학교를 세웠고 농촌부흥운동에 앞장서기도하였다. 3.1 운동 이후엔 상해로 망명하여 대한민국 임시정부 일에 힘썼고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한시도 죽음이란 단어와 뗄 수 없는 삶을 살았던 백범 김구선생의 삶이 <백범, 거대한 슬픔>에서는 좀더 인간적인 면이 많이 부각되어 다가왔다. 그저 태산처럼 높고 거대해보이기만하던 김구선생 이면에 자리잡은 인간적인 고뇌가 사실적으로 다가와 호흡을 맞추며 조금씩 발자취를 따라가며 읽게 되었다.

가혹하고 모질기만했던 세월 속에서 부귀영화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김구 선생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지를 가장 확실하고 현명하게 알고 있었던 인물이 아니었을까, 김별아 작가의 문체로 재탄생한 김구 선생의 일대기를 담은 <백범, 거대한 슬픔>, 가슴을 짓누르는 거대한 먹먹함이 오래가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