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아르바이트생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인공, 그는 현재 고등학생인 '다루미야 유키코'를 관찰중이다. 그가 조사한대로 중상위층 자제로 성적도 괜찮고 무엇보다 긴 머리카락에 얼굴도 예쁜, 딱 주인공이 기대했던 외모인 그녀를 세번째 희생자로 삼기 위해 그녀의 뒤를 쫓으며 사생활을 관찰중이다.
회사에 휴가를 신청하고 '다루미야 유키코' 를 세번째 희생자로 삼기 위해 뒤를 밟는 것은 꽤나 철저해보이면서도 집요해보인다. 일반인이라면 사람을 죽이기 위해 저렇게 온갖 정성을 쏟는 가위남의 모습이 쉽게 이해가지 않는다. 더불어 세번째 희생자로 삼은 '유키코'를 관찰하는 그의 뒤틀린 집착을 따라가는 독자의 마음 또한 불편한다. 그런데 가위남은 주기적으로 자살을 시도한다. 평일에 크레졸 비누액을 먹고 살아난 기억이 있어 이번엔 토요일에 크레졸 비누액을 먹은 가위남은 오랜 시간의 잠에서 구토와 함께 깨어난다. 자살은 이번에도 실패, 그는 의사를 만나러 간다. 그런데 가위남과 의사의 대화가 꽤 비정상적이다. 환자의 자살을 막지 못할지언정 의사는 가위남에게 자살할 의지가 없다며 비난한다. 의아함이 들면서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이란 의문구가 떠오르는데 가위남과 의사의 설정은 후에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주인공의 비정상적인 심리상태와 가위남이 세번째 희생자로 삼기 위해 유키코를 쫓는 과정이 이어지다 자신이 눈독들였던 유키코가 자신의 살해방법을 모방한 모방범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서 가위남은 자신의 살해 수법을 따라한 모방범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이어 가위남의 살인이라고 판단한 경찰 역시 가위남을 찾기 위해 수사를 시작하게되면서 모방범을 추적하는 가위남과 가위남을 추적하는 경찰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가위남과 의사, 모방범을 쫓는 가위남과 가위남을 쫓는 경찰, 뭔가 숨어 있는듯한 뻐근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채로 소설을 읽어가다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이거 뭐지? 잘못 읽었나?'하는 착각에 어리둥절해지고 만다. 그런체로 당황해하다 다가오는 어이없음에 작가에게 완벽하게 속았구나란 생각이 들고만다. 그리고 정신이 돌아올쯤 인간의 선입견이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는지, 작가는 그런 인간의 선입견을 잘도 이용해서 소설을 써내려갔고 나는 완벽하게 속았구나란 느낌이 들어 강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