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의 남자들
박초이 지음 / 문이당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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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당 / 남주의 남자들 / 박초이 소설


"그럼 가가홀 섬이라면 힐베르트 호텔을 경험해 봐야지."

예약은 절대 되지 않으며 12시 안에 오는 손님은 한칸 옆으로, 지금 호실의 두배의 자리로 끝나는 호실로 이동하는 무한 객실 '힐베르트 호텔'.

펼치자마자 벌써 이야기가 시작되는건가? 싶었는데 처음 만나는 작가의 말조차도 감각적으로 시작하는 바람에 더욱 흥미롭게 시작할 수 있었던 <남주의 남자들>

이 책은 9개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는데 현대사와 페미니즘, 민주화 운동, 먼 삼국시대 이야기는 물론 미래의 평양 이야기 담은 단편 등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고가는 다양함에 '이 글 같은 작가야?' 싶을 정도로 팔색조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제목이 된 '남주의 남자들'은 내가 사입는 옷과 화장품, 향수 등을 따라하던 남주가 결혼 일주일을 앞둔 주인공을 불러 결혼할 예비 신랑과 자기가 사귀었다는 발언을 하는데 평소 사내에서 유부남이나 남자 동료들과 소문이 좋지 않았던 남주였기에 주인공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남주보다 나은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윤리선생인 종미를 통해 알게 되어 결혼하기로 했던 예비 신랑의 굳건한 믿음은 흔들리게되는 종미의 존재로 인해 혼란스럽게 다가온다. 그러면서 주인공은 남주가 사내 남자들에게 친근덕거렸던게 아니라 반대의 모습은 아니었을까 회상해보면서 자신을 버티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이 외에도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연상되는 '이름만 남은 봄날'과 박제상 이야기를 단편으로 담은 '목도에서 기다리다', '율도국 살인사건' 등 무겁고 몽환적이면서도 애틋하고 아련한 느낌을 주는 단편들로 작가의 다양한 재능을 엿볼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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