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엔터테인먼트 소속의 걸어다니는 기업이자 한류 스타인 '장준일'이 미모의 여대생에게 성폭행 가해자로 고소당해 하이에나 같은 언론이 시끌벅적하다. 신인시절부터 좋아했고 한류 스타가 된 뒤에도 끊임없는 지지를 보냈던 장준일의 팬, 잠깐 얼굴만 비춰도 엄청난 출연료를 챙기는 그가 성스캔들에 휘말린 것도 대단한 이슈인데 그를 고소한 미모의 여대생의 얼굴이 공개되면서 여론은 들끓기 시작한다. 젊고 아름다우며 청초하기까지 한 미모의 여대생은 그저 스타를 좋아했다는 이유만으로 성폭행을 당한 힘없는 모습으로 사람들의 동정을 사기 시작했고 이미 배심원과 여론은 장준일이 재기할 수 없다는 편으로 기울여지고 있었다.
이때 그를 구원하기 위해 나선 변호사 이태경, 그는 승률 99.9퍼센트를 자랑하는 스타 변호사로 그가 나서 이기지 못한 재판은 없었다. 하지만 장준일을 변호하기 위해 나선 재판정에서 장준일을 몰아세우는 검사의 모진 발언에도 여유로움을 보이던 이태경 변호사는 마지막 순간 재판의 판도를 뒤집는다.
그런 이태경의 재판을 멀리서 지켜보는 서준미 검사, 그들은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한때 가깝게 지냈던 사이지만 법관인 아버지를 둔 서준미는 명석한 두뇌 그대로 수석검사가 되었고 학벌과 가진것 없이 오로지 깡만 있었던 이태경은 오라는 로펌없이 생활고에 힘들어질 즈음 황룡건설 현사장을 만나 그와의 연을 이어가게 되면서 둘 사이는 벌어지게 된다.
걸죽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며 친근하게 다가오지만 자신의 이익에 해를 끼치면 가차없이 쳐버리는 황룡건설 현사장,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그의 손에 죽어나간 사람이 여럿이었고 추진하던 사업에 걸림돌이 되던 상대업체 사장을 현사장은 수하에 두었던 철기를 시켜 정리하는 과정에서 폭행사건이 일어나 구속되고 현사장의 돈으로 이어져 있던 이태경이 재판정에서 철기를 대변하지만 생각치 못했던 서준미 검사를 만나게 된다.
송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배우 '장영미', 가진것 없이 자신을 위해 일하는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의 공간을 대신해주는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영미는 비록 가진것은 없지만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그녀의 꿈인 연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스타의 꿈이 멀지 않았다는 달콤한 말 뒤로 그녀를 옥죄어오는 무서운 그림자, 어두운 방에서 영미는 항상 그를 만난다. 잔혹한 사디스트, 그녀는 이제 그만하고 달아나고 싶다. 아니, 살고 싶다. 하지만 그날도 여지없이 그에게 목이 졸리고 정신을 잃고 만다.
서준미 검사는 양철기 폭행치사 사건을 들여다보다 몇해전 자신이 증거불충분으로 놓쳤던 황룡건설 현사장을 옭아맬 방법과 또 다른 사건인 장영미의 실종 사건을 수사하다 그녀의 소속사 송엔터테인먼트가 황룡건설과 연관되어 있다는 감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장영미의 매니저를 맡았던 이동일이 이번 사건의 열쇠가 될지도 모를 그녀의 일기장을 가지고 잠적했음을 알고 그를 쫓는 한편 이번에는 절대 놓치지 않고 현사장을 잡기 위해 더욱 치밀하고 철저한 수사에 돌입한다.
태산그룹의 이민수 부회장은 쓰러져 경영활동이 어려운 아버지를 대신해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젊고 잘생겼으며 재벌가 사람답지 않게 비즈니스차 해외에 나갈 때도 전세기 대신 일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정도로 소탈한 그의 모습에 태산의 주가도 연일 상승중이다. 그런 태산그룹의 반도체에서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대학생활을 포기하고 일하는 지선과 유정, 그런데 얼마전부터 지선의 어깨와 가슴에 검은 반점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곧 피부암 판정을 받게 된다. 하지만 연이어 함께 방을 쓰는 유정에게도 피부암이 발생하게 되면서 그들은 회사에 조사를 부탁하지만 태산그룹 어느 부서에서도 자신들은 모른다는 답변만 늘어놓는다.
권력과 돈, 그 달콤함에 취해 있는 사람들, 그 달콤함이 언젠가 독이 될 것임을 알기에 자신들의 더럽고 추악함에 더욱 치밀해지는 그들, <저스티스>의 소재는 이미 너무도 익숙한 구조이다. 너무도 익숙하기에 조금은 질릴거라고 예상했던게 사실이다. 꽤 강하게 끌어당기는 소재와 흡입력있는 짜임새에 푹 빠져들어 읽게되면서도 '아 익숙한 이야기다'싶은데, 그런데도 이 책은 손에서 놓지 못하고 끝까지 읽게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사회의 부당함과 부조리가 현실과 묘하게 크로스되는 이야기지만 그런것들을 따지기 전에 일단 너무 흥미진진한 전개에 정신없이 읽게되다보니 어느새 훌쩍 다음편으로 이어지게 되는 소설 <저스티스>
나는 아직 드라마는 보지 못했지만 소설을 읽은 후 드라마를 접하는 것도 꽤 흥미로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