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는 독립운동가를 묻는다면 백범 김구 선생이나 안중근 의사가 떠오를 것이다. 아마 알고 있는 독립운동가를 대라고해도 남성에 비해 여성 독립운동가의 이름은 손가락도 채 못채울텐데 여성 독립운동가가 없어서라기보다 남성들에 가려져 그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못했다는 사실은 아직도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많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 들어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비중을 차지한 영화를 통해 몇몇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이 알려져 있을 뿐 아직 그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발자취를 따라가는 자료를 책으로 찾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하기에 독립운동을 펼쳤던 수 많은 여인들 중 극히 일부지만 그럼에도 40인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지워질 수도 있는 역사의 한 조각을 맞출 수 있는 힘찬 발걸음이 될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독립운동가의 어머니, 아내, 처제, 김씨, 박씨 등의 가려져 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이름과 그녀들이 품었던 조국광복의 염원이 얼마나 절실하고 확고하였는지를 더듬을 수 있는 책이다. 서대문형무소를 찾았던 사람이라면 그 곳에 수 많은 여성이 투옥되어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것도 일본이 패망하면서 증거를 없애기 위해 많은 자료를 훼손시켰다는 사실에 미루어 우리가 마주보는 여성 독립운동가들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란 사실이 허탈하고 다른 자료에서도 발견되지 않아 영영 그 이름을 우리가 알 수 없다는 사실에 서글픔이 치밀기도 한다. 후손된 입장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던 그녀들의 삶을 알아야한다는 사명감이 있지만 끝내 밝혀지지 못할 이름앞에서 그녀들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그것만으로도 괜찮다고 하지 않을까....
편안하게 살 수 있었던 명문가의 자제로, 김구 선생의 어머니로, 단재 신채호의 아내로 조선시대 가장 천대받고 멸시 당했던 기생의 신분에도 그들은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기보다 그저 묵묵히 독립을 위해 목숨마저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에 몹시 숙연해진다.
40인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이 짤막하게 실려 있고 여성항일운동단체와 독립유공자 상훈 등급의 기준등도 간략하게 실려 있어 짧지만 강하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