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사람들의 로망으로 자리 잡은 곳 이탈리아, 현재와 과거의 역사가 함께 어우러져 기묘함을 풍겨내는 곳인 로마를 동경해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역사의 거대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하여 아이가 좀 더 큰 다음 세계사에 관심을 보이면 가족여행으로 생각해두고 있는 곳이기도한데 그래서 로마에 관한 책들은 관심있게 보게되는 것 같다.
<나의 로망, 로마>는 김상근 교수가 첫머리에 언급한대로 여행을 가기 전에 읽어도, 여행 도중 읽어도, 다녀온 후에 읽어도, 설사 언제 가게될지 모른다하여도 그 어느때라도 읽기에 무방한 책이다. 맛집과 멋진 칠성급 호텔을 자랑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닌 로마가 시작되며 역사의 풍파 속에 남게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읽혀지는 책이다. 교수님이 직접 언급했을 정도로 자신의 지식을 남발하는 통에 독자가 읽기에 어렵게 다가오는 책이 아니며 역사적 사료를 근거로하기 때문에 다양하고 폭넓은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평소 역사에 관심이 있었던 독자뿐만 아니라 로마라는 곳의 시작부터 알차게 알고 싶다!하는 독자라면 로마로의 여행길을 즐겁게 열어줄 책이 아닐까 싶다.
<나의 로망, 로마>는 제목만 들어보면 모든 이들이 바라마지 않는 로마로의 여행길에 대한 바람이나 설렘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간절히 바란다는 뜻 이전에 프랑스어인 로망이 '라틴어를 바탕으로 하는, 로마 외 지역에서 발달했던 로마 스타일의 문학'이라는 뜻에서 결국 로마의 지배를 받던 지역의 언어라는 어원의 뜻깊음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거대한 로마로의 모습을 그릴 수 있었다.
이 책은 로마 왕정과 공화정, 로마 제국의 창건과 흥망성쇠, 중세 로마 제국의 부활과 르네상스로 분류하여 로마의 유적지를 통해 로마의 시작과 끝으로의 여정을 따라가는 이야기이다. 재미있게도 '로마 왕정과 공화정의 시대'로 들어가는 첫 유적지를 세르비우스 성벽으로 시작하고 있는데 비행기를 타고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 도착하여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를 타고 도착하게 되는 테르미니 역의 맥도널드 매장안에 세르비우스 성벽이 함께 있어 시작부터 흥미로움을 마구마구 느낄 수 있다.
빈자와 범법자들로 만들어진 도시 로마, 리비우스가 써내려간 <로마사>에 늑대의 아들들이란 별명을 가졌던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암늑대'라고 불리우던 창녀의 자손이었다는 사실이 찬란했고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찬란한 유적지를 자랑하고 있는 로마를 떠올린다면 가히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이후로 이어지는 일곱 왕들의 간략한 역사가 중세 로마로까지 이어지며 김상근 교수가 첫머리에 언급한 이야기처럼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있어 로마사를 이렇게 재미있게 읽었던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흠뻑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로마사에 관한 책들을 나 역시 처음 접하는 바는 아니지만 역사의 실타래만큼이나 돌고도는 이야기들이 헷갈려서 혼란스러울 때가 많았는데 김상근 교수의 나의 로망, 로마는 탁월하다 싶을만큼 머릿속에 쏙쏙 들어와 흥미로움을 몇배로 느끼며 읽게 되었다.
로마의 흥망성쇠를 움켜쥐었던 찬란했던 유적지를 통해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듣는 시간, 쫓고 쫓기고, 죽이고 죽는 순환 속에서 변하지 않는 역사의 운명은 거역할 수 없는 불변의 힘으로 돌고 돌아 현재에 이르렀으니 카르타고를 함락한 후 그 모습을 지켜보던 스키피오가 자신 또한 함락당하리란 사실 앞에서 괴로워했다는 것은 역사를 이어가는 인간의 강함과 약함이란 두 가지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강하게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