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마스터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전작들보다 슬림해진 단편 두편인 '죽음 뒤에'와 '사랑스러운 공포'로 독자를 찾아온 '카린 지에벨'의 <게임 마스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분량인데다 첫 단편인 '죽음 뒤에'부터 흡입력있게 읽혀지는 이야기라 두편을 정신없이 몰아쳐 읽게 되었나보다.

- 죽음 뒤에

방송에 보여지는 모습보다 더 청초하고 아름다운 여배우 '모르간 아고스티니', 어느 날 불치병에 걸린 그녀의 팬이 평소 그녀가 후원하는 곳에 써달라며 한적한 교외에 위치한 자신의 주택과 직접 그 곳에 방문할 것을 바란다는 편지를 남긴다. 모르간은 그의 유언대로 교외에 위치한 주택에 남편인 '마르크'와 함께 동행하게 되는데 그들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유산으로 남겨진 주택은 다 낡아서 쓰러지기 직전의 허름한 곳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팬인 오벵의 편지에 그녀를 위해 준비했다던 선물을 보기 위해 방에 들어선 순간 그들은 그 곳에 갇히게 되고 모르간의 팬이라던 오벵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얼굴도 모른다던 팬이 모르간을 위해 남긴 주택과 방안에 남겨놓은 선물이란 이야기에는 보물을 얻은듯한 기대감보다는 왠지 마주하고 싶지 않은 불안감이 맴돈다. 결국 우려하던대로 사건이 벌어지면서 굉장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몰입감은 최고로 치닫기 때문에 계속 읽어나가다보면 마지막엔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도사리고 있다.

- 사랑스러운 공포

남편을 무기력하게 만든 뒤 그가 보는 앞에서 아내를 유린하고 살인한 '막심 에노'가 정신병원에서 탈출하게 되고 그를 잡아 가두었던 '얀'은 막심을 뒤쫓게 된다. 탈출하면서 간호사를 죽이고 차주를 비롯해 중상을 입히며 달아난 막심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닷새간 캠프를 떠날 버스에 올라타 신분을 위장하여 캠프 일정을 함께 한다. 그곳에는 열여섯명의 꼬마 아이들과 인솔 교사인 '소피아'와 두명의 학부모, 레크레이션 담당 선생님이 함께하고 있는데 범인과 소피아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버스 기사와 레크레이션 선생님 둘 중 얀은 도대체 누구인가?란 궁금증 때문에 이야기를 빠르게 읽어나갈 수 밖에 없다. 그러던 중 6년동안 정신병원에 갇혀 자신의 욕망을 분출하지 못했던 얀은 드디어 끔찍한 범행을 저지를 생각에 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동안 한국에 번역된 작품과 달리 <게임 마스터>는 '카린 지에벨'의 국내 최초 단편집이라고한다. 전에 만났던 도톰한 작품들과 달리 이번 작품은 부담없는 두께감과 여전히 몰입감 높은 이야기에 앉은 자리에서 후루룩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이야기의 시작은 아니지만 마지막 반전이 훅하고 들어와 나도 모르게 멈칫하게 됐던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