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큰별쌤으로 친숙한 최태성 선생님, 최근 역사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학창시절 이분법적인 역사 접근에서 벗어난 사고를 이끌어주고 있기에 강연을 들으면 들을수록 역사란 것이 더욱 새롭게 다가옴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최태성 선생님의 강연을 듣기 전에는 역사가 곧 인문학이라는 말에 쉽사리 공감할 수 없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도대체가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와닿지가 않았다는게 더 맞았던 것 같다.
그렇게 쉽게 공감되지 않는 숙제를 끌어안고 역사적인 지식에만 호기심을 느끼던 어느 날 우연찮게 지역 도서관에서 최태성 선생님의 강연을 듣게 되었다. 자신의 전재산을 팔아 독립운동을 했던 이회영 독립운동가의 이야기와 안중근 의사와 어머니의 조마리아 여사의 이야기를 들며 역사란 책에 쓰여져 있어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들의 모습,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이라는 이야기에 그동안 이해되지 않았던 역사는 인문학이다라는 말이 비로소 이해가 되었더랬다.
책 속에 담겨져 있는 무수히 많은 연도와 사건들은 지식이라는 형태로 우리 머리속에 남겨져 있지만 정작 우리는 그 속에 담긴 그들의 인생을, 그들의 고민을 한번도 제대로 이해해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역사의 쓸모>는 역사 속 위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던 단편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미처 해보지 못했던 그들의 고민을 알 수 있는 책이다. 그저 알고만 있었던 수 많은 인물들이 최태성 선생님의 글담으로 수 백년, 수 천년을 거슬러 올라가 눈앞에서 그들을 조우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또한 책을 읽는 큰 즐거움으로 다가오는데 '좋다, 나쁘다.', '싫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만약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란 가정을 통해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단편적인 생각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역사의 쓸모>에는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살기 위한 22가지 통찰이란 주제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인생을 살아가며 고민스럽고 혼란스러울 때 역사 속 인물들의 지혜로운 일화를 통해 힘든 일들을 극복해나갔던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데 교과서에 실려 있지 않지만 백성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실리 외교를 펼쳤던 장수왕과 고려시대 외교관인 서희의 일화를 통해 중립과 협상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고 젊은층에서는 틀딱충이란 혐오단어로 불리워지면서까지 태극기 부대라고 일컬어지는 어르신들이 광장에 뛰어들게 된 배경에는 계층간의 공감과 소통이 부재했었다는 사실에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우리들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살펴보기 위해서라도 역사를 잘 알아둘 필요성이 있다. 지금까지는 지식이라는 측면에만 치우쳐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 역사를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개인일 뿐이라 역사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많았고 그래서 어찌보면 방관자처럼 겉돌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란 반성과 지금 내가,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들이 역사의 연속성이란 사실에서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한 인식 또한 이 책을 통해 분명히 새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