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보육원인 '세이코엔'에 맡겨져 자란 '조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연예인의 특종을 잡는 일을 부탁받아 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날 찰나에서도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조야는 일을 맡기는 '마토무라'씨에게 부탁해 항우울제인 '트리프타놀'을 먹고 있다. 조야에게 트리프타놀이 필요한 이유는 우울증이 아닌 약의 다른 효능인 심박수를 올리는 부작용을 이용하여 낮은 심박수에서 자신이 저지를지도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보육원에서 함께 자랐던 히카리 누나가 조야에게 했던 사이코패스 이야기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으리라.
어느 덧 보육원을 나갈 나이가 된 조야는 보육원을 나오기 전 원장에게 조야를 낳은 어머니와 자신은 보육원에서 함께 자랐으며 보육원을 나온 조야의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했지만 여의치 않게 되면서 임신한 몸으로 술집에서 일하게 되었고 생계를 위해 술, 담배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런 와중에 조야의 어머니가 일하던 술집에 돈을 훔치기 위해 한 사내가 들어와 그녀에게 산탄총을 쏘았고 며칠 후 의식불명이 되어 제왕절개를 통해 아이를 낳은 후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찾게 되는데 운명의 장난인건지 자신과 보육원에서 자랐던 우동이라 불리우던 친구의 아버지가 그 범인으로 조야는 친구의 아버지와 그럼에도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가버린 범인에 대한 복수라는 두가지 갈래에 서게 된다.
그런 와중에 마토무라에게 일을 받아 연예인의 불륜을 사진으로 찍었던 것이 언론에 터지면서 남자 배우가 잠적하게 되고 며칠 후 마토무라에게 다급하게 당했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그러나 이미 조야는 자신이 제대로 살았을지도 모를 인생을 앗아간 우동의 아버지에게 복수하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게 되는데....
아기 때 어머니를 잃고 고아가 되어 보육원에서 자랐던 조야, 사람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싶어 어린시절 우동과 서로 껴안고 있었다는 추억을 떠올리는 장면에서는 먹먹함과 아릿한 감정이 전해져왔다. 하지만 이 소설은 조야처럼 부모의 온정을 느끼지 못해 자랐던 사람이 사이코패스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이 잔혹한 짓을 저지르면서도 태연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서 독자들은 더욱 경악스러움을 느끼게 되는데 유전학적으로만, 자라온 불우한 환경탓으로만 돌려 생각하기 쉬운 인간의 오류를 뒤집으며 다양한 사이코패스의 모습을 담고 있었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한여름 열기를 식혀줄 섬뜩함을 느끼게 됐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