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위즈덤하우스 / 소포 / 제바스티안 피체크 장편소설


문제의 그 소포에 대해.

그리고 6개월 전 호텔에서 시작된 끔찍한 일들이 어떻게 소포와 함께

그녀를 찾아와, 막다른 골목 끝의 작은 집 대문을 지나

현관문을 노크했는지 설명했다.


34살의 정신의학박사 엠마 슈타인은 청중들 앞에서 정신병 환자의 권리 개선을 위한 강연을 하고 있다. 멀쩡한 정신을 가지고 있음에도 단 한마디로 인해 정신병동에 갇혀 끔찍한 약물요법 대상자가 된 실험을 통해 관련 학계 사람들의 신랄한 비판으로 강연을 끝낸 그녀는 임신 초기임에도 서둘러 아이 방을 꾸미느라 어수선한 집을 피해 인근 호텔에서 밤을 보내던 중 연쇄살인마의 습격을 받고 강간과 머리가 깍이는 사고 후 아이를 잃고 만다.

그로부터 6개월 후 사건으로 인해 집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 그녀는 공상허언증과 편집증 증상에 시달리게 되었고 남편이 그녀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노력하던 어느 날 일년에 한번 있는 세미나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비우게 되고 그날 엠마는 오랫동안 보았던 우편배달부 '살림'이 마지막 근무라며 이웃집 소포를 부탁하는 바람에 그것을 받아들게 되면서 잠들어있던 공포가 되살아나게 된다.

<소포>는 엠마가 대학시절 그녀에게 폭력을 휘둘렀던 전 남친의 법적인 조치를 도와줘던 '콘라트 루프트' 법학교수에게 6개월 전 호텔에서 연쇄살인범에게 당했던 강간 사건과 이후 이웃집 소포를 맡은 후 벌어진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엠마가 유년시절 옷장안에 숨어 있으면서 밤마다 나타나 그녀에게 겁을 주었던 '아르투어' 이야기와 그 이후 호텔에서 당한 강간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묵었다던 객실 번호는 없는 번호였으며 그녀가 인지하고 있었던 호텔방의 구조 또한 맞는 것이 없었고 그녀가 당했다던 강간의 흔적 또한 발견할 수 없다는 정황들로 인해 이야기를 읽는 독자로서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단순히 엠마의 정신분열증에 기초한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 것인가, 아니면 남편의 속임수가 있는 것일까...란 생각을 거듭하며 이러다 이야기처럼 내가 미쳐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의문점이 마구마구 생겨날 때 이르는 결말은 독자들을 또 다른 혼란속으로 몰아넣고 멍하게 만들어버린다. 막판에 독자들이 느낄 반전을 보며 '제바스티안 피체크'는 희열을 느꼈을까?

그의 작품이라곤 '내가 죽어야 하는 밤'이 고작이었지만 강렬한 이야기 구도가 쉬이 잊혀지지 않아 잡게 되었던 소설이 '소포'였는데 그보다 더 강렬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었을 줄이야..... 꽤나 강렬한 이야기와 정신착란을 일으킬 정도로 스릴을 느껴보고 싶은 독자라면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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