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사건임이 유력하지만 증거인 시체가 없다는 이유로 실종사건에 머무른 사건들의 용의자들이 카피캣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파헤치던 이수인 경감은 카피캣과 대치중이던 화재 상황에서 화상을 입고 기억을 잃은 채 경찰병원에 입원중이다.
화재로 인해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인지가 되지 않는 그에게 자신을 오대영 과장이라고 소개한 남자에게서 자신이 이수인 경감이란 사실과 카피캣을 뒤쫓던 수사관이란 사실을 알게 되고 점점 의식이 돌아옴에 따라 자신을 오과장이라고 소개한 사람과 수인과 함께 일했다는 한지수 경사가 찾아와 현재 카피캣이 냉각기를 가지고 있지만 언제 다시 모방범죄를 시작할지 모르며 마지막 화재 장소에서 맞닥드렸기 때문에 언제 이수인 경감을 찾아올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카피캣을 쫓던 이수인 경감은 시력과 몸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언제 자신에게 위해를 가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자신의 병실을 드나드는 의사나 간호사, 병실 문 앞을 지키는 순경들의 걸음걸이를 새면서 청력 하나에 의지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살해 위험까지 처한 그의 긴박하고 숨막히는 묘사 또한 처음부터 독자로 하여금 긴장감을 놓지 않게 만든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시력과 움직일 수 없는 몸으로 한지수 경사가 재개한 카피캣 사건의 도움을 주는 수인, 아내를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되었지만 실종 신고로 마무리되었던 김영학이 실종됨에 따라 카피캣 사건이라고 판단한 이들은 놓친 부분을 다시 훑어가며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게 되고 이어 욕조 속 신부 사건과 이정우 살인사건의 정황을 잡게 된다.
<현장검증>은 카피캣을 잡기 위한 수인과 한지수 경사, 손 형사의 시선 등 카피캣을 잡기 위한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살인자로 유력한 용의자이나 증거 부족으로 혐의 없음을 인정받은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행했던 방식 그대로 용의자들을 심판하는 카피캣, 이야기를 읽다보면 내부와 관련된 누군가가 연류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예상하던 범인이 별다른 반전없이 그대로 이어지려나하는 찰나 또 다른 범인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범죄 수사 전문 잡지 편집장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상황에 맞는 리얼리티가 전해지는 것은 물론 예상할 수 있는 추론에도 너무 뻔하지 않게 하기 위한 여러 장치들이 인상적인 소설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