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가능한 트롤 가족의 일상을 담은 '무민 연작소설' 일곱번째 이야기인 <무민파파와 바다>
바다를 동경하는 무민파파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제목과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어 외롭지만 왠지 모를 희망이 느껴지는 그림이 인상적인 이번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어떤 감동을 전해줄까?
모형 등대를 바라보며 새로운 곳으로의 개척을 도모하는 무민파파, 무민파파의 뜻대로 멀리 보이는 등대가 있는 섬에서 새로운 터전을 잡기로 한 무민네, 지금까지 살던 곳의 안락함을 버리고 새로운 곳에서의 정착이라는 두렵지만 설레이는 묘한 가슴을 안고 무민네 가족은 등대 섬으로 출발하게 된다. 하지만 생각보다 등대 섬은 멀었고 가는 도중 만난 어부가 위험하니 되돌아가란 심상치 않은 말을 건네 새로운 삶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한다.
그렇게 험난한 여정을 마치고 도착한 등대 섬엔 아무도 살지 않았고 등대의 문도 단단히 잠겨져 있어 들어갈 수 없는 상황에 맞닥드리게 된 무민네. 이것을 해결할 사람은 무민파파뿐! 하지만 어렵고 힘든 일을 자신이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무민파파에게도 등대의 열쇠가 없다는 것은 큰 고민거리로 다가오고 그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마주한 절벽에서 옛 등대지기가 숨겨놓은 열쇠를 찾는 무민파파! 그렇게 입성하게 된 등대는 생각했던 것보다 아늑하진 않지만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무민네의 바지런함으로 서서히 집으로서의 기능을 갖춰나가게 되고 낯선 등대섬의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터전을 잡아가게 된다.
망망대해에 떠 있는 등대섬은 마치 살아 숨쉬고 있는 듯한 기운과 북동풍, 안개, 남서풍과 함께 비바람이 몰아치는 등 낯선만큼 변화무쌍한 자연을 자랑하며 무민네를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게 한다. 그런 낯선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보금자리를 살피고 먹을것을 찾으며 할일을 만드는 무민네 가족을 보면 주저 앉혀 쉬게 해주고픈 안쓰러움이 자연스럽게 들곤한다.
아무도 없는 등대섬 오두막에 찾아오던 무뚝뚝한 어부와 등대의 연관성과 모든것을 차갑게 만드는 그로키가 무민으로 인해 아무것도 얼리지 않고 기뻐하는 모습에서는 왠지 조금 짠한 감동이 느껴졌다.
안락함을 유지하며 편하게 살 수 있었음에도 낯선 등대섬에서의 새로운 삶은 순조롭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다시 되돌아가자는 불평없이 각자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거나 어느정도 포기하거나 하는 등의 적절한 발란스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무민네의 모습은 또 다른 깨달음과 재미를 주고 있다. 빵 터지게 재미있는 요소보다 무민네 가족의 일상에서 느껴지는 소소한 삶의 깊이가 그 나름대로 삶의 방향이 되어주기도 하는 듯해 곰곰히 생각해보게 해주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