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헤르만 헤세 지음, 박희정 그림, 서유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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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하우스 /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데미안으로 잘 알려진 헤르만 헤세, 데미안을 처음 읽었을 때 글 속에 담긴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내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져 멍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읽게 된 데미안에서 종교의 배경이 되었던 주인공들의 모습은 명문 신학교에 입학하였지만 종교와 자신이라는 두 갈래 길에서 고민했던 그 자신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다른 느낌을 받게 되었었다.

<수레바퀴 아래서> 또한 데미안에서 느꼈던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작품 속에 등장하는 한스의 모습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닮아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슈바르츠발트의 작은 마을의 중개 상인이자 대리인이며 일반 가장들과 다르지 않지만 내면에 속물성을 가지고 있는 '요제프 기벤라트'에게는 마을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똑똑하고 모범적인 아들 한스가 있다. 학교 선생님들과 아버지, 마을 사람들은 수제들이 입학하게 될 신학교 입학시험에 한스가 당당히 합격하게 되리라 굳게 믿고 있다. 신학교 시험 준비를 위해 자신이 좋아하던 토끼 기르는 일과 낚시를 포기하며 오로지 신학 시험에만 매진한 한스, 방에서 혼자 공부할 수 있는 그 시간이 한스에게는 혼자 있을 수 있는 자유의 시간이지만 그 시간에 공부 외에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조차 스스로 죄책감을 느끼는 한스의 모습은 지금 아이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게 다가와 안타깝게 다가왔던 것 같다.

자신의 총명함과 무던한 노력, 온 마을 사람들의 기대까지 어깨에 짊어진 한스의 부담감은 글을 읽는 내내 독자에게도 압박처럼 다가오는데 조마조마했던 신학교 시험에 무사히 통과하여 한스는 새로운 신학 생활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무언가를 즐긴다는 것에 또한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에서 과연 아이를 키우는 것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평생 공부만을 위해 앞만 달려온 한스는 그와 다른 성격의 하일러를 만나며 친구의 우정에 대해 깨닫게 되지만 사람들의 잣대에 부딪치게 되고 공부만 하던 그의 눈에 비춰진 사회의 모습은 그가 감당할 수 없는 형태로 다가온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지 못하고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에 지나치게 자신의 인생을 허비해버린 한스,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 없이 타인이 알려주는 길을 따라갔던 한스의 결말은 씁쓸하기만하다.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남의 이야기같이 느껴지지 않아 더 격한 공감을 하게 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은데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모습과 다르지 않아 더욱 씁쓸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소설 속 자신을 잃어버린 한스의 모습을 보며 한 인간이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고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자신에 대한 고민없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야하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에서 부모로서 아이에게 해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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