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지
김안연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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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움이 느껴지는 제목과 판타지 소설이라는 장르에 이끌려 읽게 되었던 <만월지>

22세기 인공지능과 과거의 모습이 공존하는 천하와 태상, 천민 지역의 천하인과 양반 지역의 태상에는 매달 두번의 보름달이 뜨는 날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연못인 만월지가 각각 존재한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도 바라던 염원이 있었으니 천하에 사는 사람들은 조개 등을 던지며 소원을 빌고 태상에 사는 사람들은 금을 던져 자신들의 소원을 비는 만월지, 그 중 태상의 만월지를 담당하는 만월 왕자와 그의 내시이며 물을 다스리는 능력이 있는 수보와 천하에서 자란 신분임에도 태상 왕남 양반 과학자들을 뛰어넘는 실력을 갖춘 벡터, 등에 자신의 시를 써서 파는 시인 매화, 벡터에게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는 태상인 한스 등 22세기라는 시대에도 불구하고 조선시대를 연상시키는 상황들이 절묘하게 다가온다.

자신의 시를 알아봐준 벡터를 사랑하는 매화와 자신의 신분을 뛰어넘고자 양반 신분인 매화에게 만월지에 소원을 빌기 위해 던질 금화를 부탁했던 벡터, 자신이 만났던 수 많은 태상인 여인들과 달랐지만 알 수 없는 매화의 매력에 이끌리는 만월 왕자....

하지만 이들의 로맨스는 단조롭고 뭔가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 많아 이야기에 푹 빠져들기가 힘들었다. 더불어 시를 사랑하는 매화와 신분적 제약에도 자신의 두뇌를 자랑하는 벡터와의 사랑 또한 애틋하고 애들픔을 강조하는 매화의 대사와 달리 피부로 와닿지 않아 읽는 것이 꽤 힘든 경험을 하게 해준 책이었다.

조선시대 판타지 장르라고 생각했던 이야기는 22세기라는 시대와 조선시대를 절묘하게 섞어놓았지만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문맥과 사랑에 대한 공감할 수 없는 표현들이 꽤 난해하게 다가와 이 책을 어떻게 소화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읽는 내내 들었기에 솔직히 평을 어떻게 써야할지 엄두가 나지 않아던 것이 사실이다.

22세기와 전통의 복고시대란 착안점은 나쁘지 않으나 체계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두리뭉실한 이야기가 이야기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 아니었나 싶다. 더불어 이야기 내내 등장하는 '헤에'라는 단어는 일본 만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추임새라 맘먹고 읽어보려는 노력을 번번히 허사로 만들었으니 책을 읽고 독한 평을 안하는 나이지만 '만월지'는 솔직히 다듬어지지 않은 이야기 때문에 우롱당하는 느낌마저 들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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