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봐야 할 우리 고대사, 삼국유사전 - 어떻게 볼 것인가?
하도겸 지음 / 시간여행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시간여행 / 지금 봐야 할 우리 고대사 삼국유사전 / 하도겸 지음



학창 시절 특별 활동 부서로 사료읽기반을 선택했었고 대망의 첫 수업을 일연의 '삼국유사'로 시작하게 되면서 엄청난 시련과 절망을 겪었기에 학창 시절 이후 다시는 삼국유사를 보지 않았더랬다. 이 책의 저자가 앞서 언급했듯이 삼국유사에는 한자가 반이었던지라 뭔가 특별하고 재미난 역사수업을 고대했던 나로서는 첫시간부터 굉장한 곤역사를 치뤘기에 이후에도 언젠가 도전을 해봐야지하다가 지금까지 손놓고 못읽어본 책이 바로 '삼국유사'였다. 그랬기에 항상 뭔가 해결하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있었는데 제목만 보고 미리내공방에서 시리즈로 나온 '누구나 한번쯤~' 시리즈로 생각하고 책을 펼쳐들었다가 뭔가 색다른 구성 때문에 출판사와 글쓴이를 다시 보게 됐다.

하도 겸손하지 않아 이름도 하도겸이라는 저자의 소개는 뭔가 묵직한 것을 만나기 전에 느껴지는 긴장감을 단번에 날려주었고 들어가기에 앞서 만나게 되는 서문에서조차 지금껏 만났던 정석대로의 사료읽기와는 너무나 달라 글을 한참을 지나쳐서야 조금씩 적응하게 되었던 책이다. 삼국유사라는, 어찌보면 조금은 허무맹랑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와 그럼에도 꼭 읽어봐야한다는 중압감에 '삼국유사' 글자만 봐도 가슴을 짓누르는 무게감이 느껴지는데 이 책은 그런 무게감을 보기좋게 날려주고 있다. 어떻게 날려주고 있냐 묻는다면 최근 한국사와 세계사를 만화에 녹여 인기를 끌고 있는 무적핑크의 '세계사톡'이나 굽시니스트의 '본격 한중일 세계사' 시리즈가 만화를 쏙 뺀 글만 있는 느낌이라고 보면 이해가 빠를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전통적인 역사서를 고수했던 독자라면, 생각해보니 우리가 만났던 대다수의 역사서는 형식이 늘 비슷했던 것을 피해갈 수 없을듯한데 그런 형식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우선은 삼국유사의 내용보다 톡톡 치고 나오는 저자의 깐족임에 신경이 곤두서는 것을 느낄 수 있을텐데 처음과 어느정도 지나가는동안 익숙하지 않은 문체 때문에 나도 모르게 딴지를 걸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기도하는데 어느정도 눈에 익으면 평상시 역사 전문가들에게 나도 모르게 걸고 싶었던 딴지 한두개가 등장하는 것을 발견할 때도 있었다. 여하튼 신경을 자극하는 말장난을 피해갈 수는 없지만 너무도 진지해서 딴지걸고 싶은 마음조차 죄스럽게 느꼈던 독자라면 아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학창시절 단골 시험 문제로 출제되었던 삼국유사 '일연', 삼국사기 '김부식'의 암기는 남아 있지만 정작 내용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거라고 생각한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함께 고대 사적으로서 중요성을 띄고 있지만 역시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이라면 흥미로 접근해볼 수 있는 책으로 좋을듯하다.

고려 충렬왕 때 고구려, 신라, 백제의 유사를 모아 일연이 지은 것이 삼국유사로 불교적 성향이 강하고 주관적인 견해가 들어가 제대로 된 삼국의 객관적 관점에서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있지만 어쨌든 고조선과 삼한, 상고기의 신라, 중고기의 신라의 짜임새와 한자 없이 오로지 한글로만 만날 수 있는 삼국유사라는 점은 개인차를 떠나서 부담감을 덜어놓고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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