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과 저출생대책으로 인해 시행된 <추첨맞선결혼법>!!!
무슨 이런법이 다 있냐며 자던 사람도 벌떡 일어나게 만들 전대미문의 법이 일본에서 시행되었다!
기발한 소재인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오지만 반면 이것이 현실이 되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싶어 오싹함이 다가오는 가키야 미우의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나날이 인구절벽이 높아지고 있는 일본, 초고령화와 비혼, 저출산 문제로 인해 나라가 붕괴될 위기에 처했으니 일본 정부는 히든카드로 <추첨맞선결혼법>을 시행한다. 구시대적인 착안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정말 법이 통과될까 반신반의하던 속에 추첨맞선결혼법이 가결되고 이에 25세에서 35세까지 이혼 전적과 자녀, 전적이 없는 미혼 남녀를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맞선을 보게하는 제도인데 나이차는 플러스마이너스 5세이며 맞선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퇴짜를 3번 놓게 되면 테러대책활동인 테러박멸대에서 2년을 복무해야한다.
법안이 발의된 후 애인이 있던 사람들은 서둘러 결혼식을 올려야했고 애인이 없는 사람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추첨맞선제를 봐야했으니 이 말도 안되는 제도에 참여하게 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비현실적인 것 같으면서도 너무도 현실적으로 다가와 왠지 모를 섬뜩함을 안겨준다.
알코올중독자에 폭력적인 아버지를 뒀던 요시미는 아버지를 대신해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요시미를 길러준 엄마를 외면할 수 없어 함께 살고 있지만 친구도, 취미 활동도 없이 요시미의 일거수일투를 감시하는 듯한 엄마와 함께 사는것이 점점 버겁게 느껴진다.
음악을 전공했지만 그쪽으론 성공할 수 없었던 나나는 아버지 빽으로 라디오 음악 방송과 예능 방송의 제작 스태프 정직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정직원임에도 불구하고 자질구레한 엽서 분류나 하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엄마는 결혼해서도 일을 그만둬서는 안된다고 말하지만 나나는 여행사 직원인 란보와 결혼하면 전업주부로 살고 싶다. 더군다나 결혼추첨제가 시행된다고하니 어서 란보와 결혼을 하고 싶은데 란보는 사치스러운 나나에게 이별을 고한다.
컴퓨터 소프트 회사의 SE로 일하는 다쓰히코는 모태솔로이다. 지금껏 여자친구가 없었던 자신에게 결혼추첨제는 여자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다쓰히코는 이번엔 꼭 결혼하고 말리라 다짐한다.
이야기는 혼자인 엄마의 지나친 관심을 받는 간호사 요시미와 장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없이 사치를 일삼는 철없는 나나, 모태솔로 다쓰히코, 나나의 전남친 란보의 이야기가 결혼추첨 맞선 상대로 이어지면서 흥미롭게 전개된다.
무작위로 추첨된 맞선 상대는 일말의 기대를 깨며 아줌마스럽거나 뚱뚱하거나 다쓰히코가 봐도 별로인 여성들이지만 전혀 예상치도 못하게 다쓰히코는 만나는 족족 여성들에게 속공으로 차인다. 한편 나나와 헤어진 란보는 맞선상대로 요시미와 만나게 되고 이들의 인연이 얽히며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탄생한다. 자신이 보기에도 별로인 여성들에게까지 열여덟번이나 차인 다쓰히코는 가슴에 구멍이 날대로 났지만 한편으로는 여성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생겼고 엄마에게 기대기만했던 나나는 이제 혼자 자립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으며 란보와 요시미는 엉켜버린 실타래를 풀 수 있는 미래가 있다.
말도 안되는 이 제도에 상처를 받기도했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은 결혼추첨제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보기 시작한다. 고약하기 이를데 없는 제도였지만 결혼과 별개로 자신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어른으로서의 당찬 한발을 내딛게 된 이들의 앞날은 우울했던 결혼추첨제 제도와 달리 인생의 대전환기를 맞이하게 되었으니 고난과 시련을 멋지게 발돋움한 이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소재였지만 역시 너무도 현실적인지라 오싹함마저 느껴지는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평소 사회적 이슈를 소설로 쓰는 작가란 것은 알았지만 '가키야 미우'의 소설은 처음이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내용이 좋아 다른 책들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