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에서 민국으로 가는 길 - 대한민국 임시정부 27년을 걷다
박광일 지음, 신춘호 사진 / 생각정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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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원 / 제국에서 민국으로 가는 길 : 대한민국 임시정부 27년을 걷다 / 글 박광일 사진 신춘호

그렇다. 잊지 않아야 용서할 수 있지 않은가. 잊어버린다면, 역사를 잊는다면

그들이 사죄를 해오더라도 용서할 방법이 없다.



<제국에서 민국으로 가는 길 : 대한민국 임시정부 27년을 걷다>

상해임시정부가 세워진지 올해로 100년째라고 한다.

새해가 되기 전부터 광화문에 기념탑이 세워진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관련 책자들이 심심치 않게 보여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과연 임시정부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었나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름대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대한제국 황제의 모습 뒤로 우리나라에서, 중국에서, 러시아에서, 일본에서,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위해 얼마나 많은 애국지사들이 노력했는지, 그런 노력들이 3.1 운동이라는 거센 투쟁의 바람이 되어 나라를 되찾기 위한 가슴 뜨거운 이야기 이면에는 임시정부의 분열이라는,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인 임시정부에 대한 아쉬움 또한 많이 남는다.

김규식, 여운형이 주축이 되었던 신한청년당은 윌슨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에 힘입어 중국에 파견된 찰스 크레인을 만나 김규식은 파리강화회의로, 여운형은 만주와 연해주로, 장덕수는 일본으로, 선우혁,김철,서병호를 국내로 파견하여 국내외에 확고한 독립 의지를 천명하고자니 도쿄 2.8 독립선언과 3.1 운동이 일어나게 되고 이에 희망에 고무된 당대 엘리트들이 상해로 모여 상해임시정부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상 한국 교민들이 많이 살았던 연해주와 교통과 일본의 간섭이 덜한 상해가 거점으로서 대두되는 문제에 이르기 시작하고 이후부터 서로간 대화와 합의에 의해 독립을 위한 임시정부의 모습을 도출해내지만 모두 같은 의견이 합일화 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게 마련이다.

<제국에서 민국으로 가는 길>은 임시정부가 활동했던 곳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우리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가들의 고민과 생활상, 그들이 느꼈을 가슴 뜨거움과 좌절감, 그때의 흔적이 많지는 않지만 직접 답사하며 느껴질 가슴 뭉클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앉아서 이론과 사진으로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접 보고 느끼는 답사의 의미는 체험해보기 전엔 온전히 느끼기 힘들 것이다. 다른 어떤 시대와는 달리 민족의 한과 울분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일제의 탄압기간이기 때문에 직접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답사가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제국에서 민국으로 가는 길>은 상해임시정부의 시작부터 이봉창, 윤봉길 의사 의거 후 일본의 탄압에 최초의 청사였던 상해를 떠나 항주, 진강, 장사, 광주, 유주, 기강에 임시정부 거처를 마련하며 어렵게 독립운동을 이어갔던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삼엄한 감시를 피하기 위해 고물상으로 위장한 김구 선생의 일화등은 영화 '밀정'이나 '암살'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와 목숨을 걸고 쫓고 쫓기는 중에서도 나라의 독립을 바라마지 않았던 숭고한 정신에 가슴이 먹먹함을 느꼈다.

사실 교과서로 배우는 한국사 이외에 영화나 드라마가 흥행하여 크게 이슈화되지 않는 이상엔 큰 관심을 받기 힘든 것이 한국사일 것이다. 학창시절 배우던 한국사조차도 앞,뒤가 이어지지 않는 문맥을 통으로 외우며 잊어버리기 일쑤였기에 이 책을 따라 독립운동가들이 힘겹게 걸어갔을 수만리 길을 함께 따라가는 것이 그 자체로도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지 책을 읽을수록 깊게 느껴졌다. 전후 깊이 있는 내용의 이해 없이 간단한 핵심만을 알고 있던 내용들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그런 의미가 있었고, 왜 그래야했었는지가 빠져 오해하고 있던 내용들을 제대로 알 수 있어 더욱 가슴 뭉클하고 뜻깊게 다가와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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