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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식 성평등 교육 - 집, 유치원, 학교에서 시작하는
크리스티나 헨켈.마리 토미치 지음, 홍재웅 옮김 / 다봄 / 2019년 1월
평점 :
다봄 / 집, 유치원,학교에서 시작하는 스웨덴식 성평등 교육 / 크리스티나 헨켈. 마리 토미치 지음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미투 운동'과 관련해서 뭔가 조금씩, 남녀 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은 개선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여성들에게는 피하고 싶지만 유난 떨고 싶지 않아 쉬쉬했던 일들이 나의 잘못이 아니란 인식과 남성들에게는 사회적 약자가 아닌 동등한 인간으로서 바라봐야할 인격체란 인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인식의 변화가 미비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어 이번 미투 운동을 지켜보면서 일상 생활에서 남녀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아무 거리낌 없이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놀랐던 적이 있었는데 이런 나의 생각지 못한 말들이 아이들 사고습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굳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일 것이다. 이런 은연중에 내뱉는 나의 말들에 대해 경각심을 갖기 위해서라도 성평등 관련 책들은 다양하게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얼마전 스웨덴식 성교육 책을 보다가 그들의 자녀 성교육에 감탄했던 적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충격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는 그들의 성교육은 오히려 우리 나라보다 현저히 낮은 성범죄 수치로 나타나 이상과 현실에서 방황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현실적인 부모의 조언과 육아 철학에 깊은 감탄을 불러왔었다. 그렇게 태어나는 순간부터 성교육을 가르쳐야한다고 이야기하는 스웨덴에서 우리나라와 다른 성평등 인식은 두말하면 입아플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책 내용은 평소 아이들 육아서를 많이 봐왔다면 대부분 아는 내용들일 것이다. 아이들이 읽는 책에도 요즘은 성평등 관련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으므로 아동책을 함께 보는 부모라면 아이책에서도 많이 봤음직한 내용들을 만날 수 있다. 다 아는 내용이라고 치부해버리기 전에 가장 기본적이지만 사람들 대부분이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기에 아는 내용이라도 여러번 읽고 되새김질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또한 성평등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남자, 여자 성 구별 없이 어릴 때부터 스웨덴 아이들은 남자라서 로봇, 여자라서 인형, 남자라서 파란색, 여자라서 분홍색등의 구별이 없다고 한다. 퇴근 외모와 개성이 뚜렷하며 자신이 만족하는 삶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유니얼섹스라고해서 자신이 좋아하면 남자라도 분홍 운동화를 신고 다니곤하지만 아직은 그것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에서 온전히 자유롭지는 못할지도 모르겠다. 얼마전 방송을 보다가 딸아이가 '남자가 본홍 운동화야'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서 평소 나의 교육에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는데 아직은 온전히 자유롭지 못한 우리나라와 달리 애초에 타인의 입에 오르내릴 빌미조차 되지 않았던 스웨덴 부모들의 성평등 교육은 생각해 볼 수록 감탄하게 되는 것 같다.
남자와 여자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나도 모르는 사이 너무도 많은 성차별적인 사고방식을 아이에게 심어준 것 같아 문득문득 미안하고 반성하게 되는데 아마 지금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이 책을 보면서 수십번씩 그런 생각에 휩싸이게 될 것 같다. 며칠전 청와대 게시판에 여성 생리대가 환경 오염을 불러와 생리대를 없애달라는 청원의 글을 보면서 성평등의 기본적인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을 남성과 똑같이 해야되는게 아니냐며 차별을 운운했던 글쓴이를 보며 '도대체 부모가 자식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저모양이야'라고 말하기 전에 내 자식이 어디 나가서 저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으로 자라게해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어찌보면 다들 아는 내용일 수 있지만 그 차이가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을 만들어왔기에 부모의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