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지닌 아픔과 상처를 노래라는 공통점을 통해 소녀들이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렸던 <기쁨의 노래>가 못내 아쉬워서 다음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독자들의 바람을 작가님이 아셨던건지 오래지 않아 풋풋했던 소녀들의 다음 이야기인 <끝나지 않은 노래>를 만날 수 있었다.
고 2,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의 딸인 '레이', 열심히 우동가게를 하시는 부모님에게 음악을 배우고 싶다는 말을 하지 못했던 속깊은 아이 '치나츠', 중학시절 소프트볼 에이스였지만 어깨를 다쳐 날개가 꺽인 '사키',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볼 수 있는 '후미카', '요시카'와 '히카리'는 유별나게 튀거나 반항적이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이다. 뭔가에 대한 의욕도 한풀 꺽인 아이들이 노래라는 공통점을 통해 한발 한발 앞으로 내딛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었는데 <끝나지 않은 노래>에서는 고등학생 교복을 벗고 사회에 발을 내딛은 소녀들이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하고 싶었던 것은 어렵지 않게 하고 살았던 레이는 성악과에 입학했지만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았던 그녀의 목소리는 대학교에서는 뽐낼 수준이 안돼 자신감을 잃게 된다. 친구들의 모습에서 용기를 얻어 잃어버린 방향을 잡아 성악과에 들어왔지만 최고가 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실망스럽기만 한 레이와 그런 그녀를 늘 한결같이 응원해주는 친구 치나츠는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채 극단에서 자잘한 배우 역할을 맡으며 생활하고 있다. 그런 치나츠의 모습을 보며 자신에게 없는 자신감을 부러워하는 레이, 자신을 부러워하는 레이를 있는 그대로 응원해주는 치나츠.
그런 생활을 해나가던 이들에게 반장이었던 히카리에게 반창회 엽서가 도착하고 오랜만에 소녀티를 벗고 사회인이 되어 만나게 된 아이들은 사회를 통해 또 다른 성장통을 겪으며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모든게 다 잘될거라는 희망과 달리 무엇하나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사회생활의 모습에서 겪게되는 시행착오는 현실과의 괴리감으로도 비춰지지만 그것 또한 자신의 인생으로 받아들여 어른으로 성장해나가는 아이들을 보며 누구나 지나왔던, 후회로 남을수도, 후회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는 모습도 결국엔 모두 다 같은 모습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풋풋한 소녀에서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나의 풋풋했던 시절이 떠올라 왠지 가슴 뭉클해졌던 이야기 <끝나지 않은 노래>, 너무 오래되서 가슴이 뛰지 않는다고 생각한 순간 어쩌면 아직도 심장 속에 끝나지 않은 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