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은 올려다보는 그대에게 상냥하게 - JM북스
마쿠라기 미루타 지음, 손지상 옮김 / 제우미디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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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미디어 /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그대에게 상냥하게 / 마쿠라기 미루타 지음

밤이 무서운 사람도 있거든요.

딱히 밤하늘을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아르바이트 정보 사이트에서 '밤하늘 좋아하시는 분 대환영'이란 문구가 보았을 때 '요코모리'는 '시급'과 밤에 일하는 '시간대'에 관심이 가 이력서를 보냈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음에도 운 좋게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 첫날 밤하늘만 올려다보면 되는 일이라는 상사의 말은 믿을 수 없게도 정말 밤하늘만 올려다보는 되는 일이었으니 옥상 위에 떠 있는 야광 애드벌룬에 띄어지는 SNS 글자가 이상이 없는지 확인만하면 되는 일로 스트레스도 없고 밤하늘에 떠 있는 애드벌룬 속에 띄어지는 얼굴도 모르는 수 많은 사람들의 글 속에서 오히려 동변상련의 위로를 받게돼 아르바이트에 만족감을 느끼는 요코모리.

그렇게 밤마다 애드벌룬 위로 떠오르는 SNS 글자들 속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가던 어느 날 시부야구를 대상으로 계획정전 시행이 확정되었다는 뉴스가 SNS상에서 화두로 오르며 요코모리는 "대정전의 밤도 분명 즐거울 거야."라는 글을 띄우지만 "밤이 무서운 사람도 있거든요."라는 문자로 인해 SNS상의 분위기가 싸해지는 것을 요코모리의 기지로 잘 넘기지만 다음 날 "밤에는 고독한 바보가 잔뜩 늘어나는 모양이네요."란 문자로 인해 또 다시 평화가 깨져버리고, 요코모리는 회사 계정으로 로그인해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었던 닉네임 '키노시타'를 찾아내 개인 계정으로 키노시타에게 SNS상에서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지 말아달라는 말을 건넨다. 기분 좋을리 없는 문자에 저쪽에서 뭔가 받아칠거라고 예상해 다음말들을 준비하던 요코모리에게 키노시타는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그런 분위기에서 요코모리는 키노시타가 자신보다 더 고독한 것은 아닐까란 생각에 자꾸만 말을 걸게 된다.

밤하늘이 인연이 되어 두 사람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공유하게 되고 눈앞에 보이지 않는 대상이란 편안함에 주변 사람들에게 차마 꺼낼 수 없었던 비밀들을 털어놓는 사이가 된다.

누구나 외롭고 고독하지만 가까운 사람에게는 차마 내색할 수 없어 내 자신에게조차 가식적일 수밖에 없는 나날들 속에 한껏 담아두었던 상처들을 위로해주며 치유받는 주인공들, 오랜만에 느껴보는 풋풋한 감정과 감수성들, 그 속에서 진정한 치유를 받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나 또한 조금은 치유를 받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옥상이 벌써 그리워졌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 상냥한 옥상이.

어느새 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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