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 - 역대급 살인 미스터리, 리지 보든 연대기
에드윈 H. 포터 지음, 정탄 옮김 / 교유서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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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유서가 / 리지 / 에드윈H.포터 지음


책의 출간을 알기 전 영화 포스터를 먼저 보게돼 궁금증이 들었던 <리지>, 비슷한 시기에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과 미국에서 행해진 잔혹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여성 범죄자란 이야기가 더욱 솔깃하게 다가왔기에 망설임없이 펼쳐보게 되었던 책이다.

<역대급 살인 미스터리, 리지 보든 연대기>라는 부제목이 붙은 <리지>를 쓴 에드윈H.포터는 '보든 부부 살인 사건'이 발생한 미국 폴리버에서 '폴리버 지역 특파원'을 겸하며 기자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더구나 사건이 발생한 보든 부부의 저택은 그가 살고 있는 집에서 가까웠고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살인사건이었으므로 그의 직업적 특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게 된다.

'역대급 살인사건, 실화'라는 단어에 흥미가 동해 이 책을 펼쳤던 독자라면 익숙한 범죄 소설의 양상과 다른 전개방식에 조금 당황스러울수도 있는데 사건의 전,후 이야기를 사건일지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어 소설에서 느껴지는 상상력은 배제된 채 사건 그대로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형식이라 나름 색다름을 느낄 수 있다.

1892년 8월 4일 12시경 '리지 보든'은 1층 소파에서 아버지 앤드류 보든이 날카로운 것에 머리가 수십회 찔린 채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곧 가정부 매기를 불러 의사를 불러오게 한다. 이후 리지는 의붓 엄마인 '애비' 역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날카로운 것으로 머리가 여러차례 찔린 채 2층에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미국 전역을 뒤흔든 역대급 살인 사건으로 떠오른다.

집안에 딸 리지와 가정부가 있는 상황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 사건, 보든 부부의 머리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하게 난자당한 이 사건은 단순 강도가 아닌 원한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비춰진다. 금품을 노린 우발적인 살인이었다면 그렇게 머리만 집중적으로 찌르지 않았을테고 평소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면 살인 도구 또한 아무렇게나 방치했을 것이다. 지금처럼 과학수사대가 사건 현장을 수사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었으므로 피해자들과 아무런 개연성이 없다면 굳이 힘들여 머리만 난자하지도 않았을 이 사건은 죽은 사람은 있지만 범인이 없는 사건으로 애초에 보든 부부를 발견한 딸 리지에게 촛점이 맞춰지고 부부가 살해될 시각 다락방에 올라갔었다는 리지의 말은 거짓말로 드러나며 더욱 의혹이 불거진다. 더군다나 재력가인 아버지가 죽게되면 그 재산이 모두 의붓 엄마인 애비에게 돌아가게 되고 리지가 약국에서 독극물을 사려했던 점들이 밝혀지면서 모든 정황이 그녀가 범인이라고 말하지만 재판에서 그녀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던 점들에 의해 무죄 판결을 받는다.

사건을 조사했던 에드윈H.포터도 이 사건의 범인은 리지라고 지목하고 있고 그의 사건개요를 따라가다보면 리지 외의 다른 범인이 있을거라는 생각은 할 수 없게 되지만 어쨌든 미국 전역을 뒤흔든 잔혹한 살인사건은 미제로 남게 되고 법 앞에서 리지는 자유롭지만 과연 무죄를 판결받았다고해서 사람들의 눈총과 의심까지도 없애지는 못했을 것이다. 이유가 돈이었든, 의붓 엄마에게 유산을 주려던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었든, 아니면 둘 다가 작용했던간에 보든 부부는 죽었고 범인은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위험을 무릎쓰고 행한 범죄라면 목적은 달성했을지 몰라도 과연 그녀가 평생 행복한 삶을 살았을지 그게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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