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반전을 거듭했던 치밀한 짜임새를 자랑했던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에 이어 더욱 강력해진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
최근 범죄 소설 다작가로 떠오른 나카야마 시치리는 인간성을 상실한 충격적인 범죄를 바탕에 두면서도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피의자와 피해자를 범죄 결과가 아닌 인간이 가진 기본권이란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시야 확보와 사회의 부조리함, 사법 체계의 모순 등을 함께 끄집어내고 있어 그저 흥미 위주의 오락거리 소설에서 벗어난 묵직함을 작품을 통해 호소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그의 작품을 읽은 후엔 그가 이야기하고자했던 주제들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는 모습을 발견하곤하는데 이 또한 그만이 가진 영향력이 아닐까 싶다.
전편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에서 한노시 50음순 연쇄 살인마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었던 '사유리'는 하지오지 의료교도소에 수감되어 있고 자신이 일하던 치과에서 50음순 이름을 빼내주고 사건에 공모했지만 정신장애의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어 치료를 받던 '도마 가쓰오'는 퇴원후 자신의 정심감정 주치의였던 '오마에자키' 교수를 찾아간다.
전편에 이어 이번편에서도 아무런 죄의식 없이 인간을 그저 놀이로 치부하여 손쉽게 죽여버리는 끔찍한 범죄내용들이 이어지는데 파열하다/ 녹이다/ 치다/ 파쇄하다/ 심판하다의 줄거리를 통해 인간의 잔혹성에 경악하게 만드는 사건들이 등장한다.
도마 가쓰오의 주치의였으며 사유리와도 관계가 있었던 '오마에자키' 교수, 정신장애가 있었던 도마 가쓰오를 피아노 연주를 통해 음악 치료했던 피아노 교습소 원장 사유리,
한밤 중 주택가의 폭발소리로 인해 주민의 신고가 들어오고 사체의 파편들이 벽과 천장에 들러붙어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하게 폭사된 주인이 오마에자키 교수로 밝혀지면서 한노시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50음순 연쇄 살인마 사건의 '아'행의 마지막 '오'가 완결되고 다음행인 '가'행부터 시작되는 사건에 귀추를 모으고 있던 '와타세'와 '고테가와'는 황산액이 담겨있는 탱크에 빠져 죽은 '사토'라는 인물과 출입구에 떨어져 있던 연쇄 살인마 특유의 쪽지를 발견함으로써 실수로 실족사한 것이 아닌 타살, 더군다나 연쇄 살인마 사건과 연관되는 사건임을 감지한다. 하지만 '가'행을 건너뛰고 다음행인 '사'행으로 넘어간 것에 의아함을 느끼며 한노시에서 50음순 살인사건으로 인해 죽임을 당했던 피해자들의 집을 찾아다니고 퇴원 후 종적을 알 수 없는 '도마 가쓰오'를 찾는 경찰들,
전편에서 실제로 범죄를 저질렀지만 멀쩡해보이던 인물들에게 정신적인 장애가 있었고 그것을 이용해 배후에서 정신 조종을 일삼았던 인물이 드러나는 충격적인 줄거리였기에 초반부터 '도마 가쓰야'를 내세워 오마에자키 교수를 폭사하는 이야기부터 시작되는 내용에 긴밀히 연관된 또 다른 범인을 찾기 위해 독자들의 두뇌를 풀가동시키는 작가의 이야기는 또 다른 면에서 여전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아무런 예고없이 '미코시바' 변호사가 등장하고 '미코시바' 시리즈였던 <속죄의 소나타>에서 소년시절 동네의 여자애를 잔인하게 토막살해하여 '시체배달부'라는 별명을 얻었던 '미코시바'가 간토의료소년원에 수감되어 생활하던 중 피아노 선율에 매료되어 조금은 뜨거운 인간의 피를 느끼게 해주었던 사유리가 연쇄 살인마 이야기에 등장하던 사유리였었던 것이 밝혀지면서 평소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 '와타세'경부 시리즈와 '미코시바' 시리즈를 애독하는 독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던져주고 있다. 그런데 이편이 '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시리즈의 마지막이 아닌것 같은 결말이라 다음편은 또 어떤 강력한 이야기로 이어질지 한껏 기대가 된다.
충격적인 사건 이면에 사법 체계의 모순과 사회적 문제점들을 던져주는 사회파 추리소설로 더욱 거듭나는 '나카야마 시치리', 매 편마다 섬뜩한 사건만큼이나 묵직한 사회적 문제점들을 숙제처럼 떠안게 되는듯해 소설을 읽고나면 꽤 생각이 많아지지만 그러한 묵직함들이 일회성 오락거리에 끝나지 않고 다함께 고민해야할거리라는 것을 시사하는 그의 작품이 그래서 더욱 매편마다 기다려지는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