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맞아 올해의 목표로 잡았던 것이 '일기쓰기'였는데 '써야지...써야지...'하면서도 펜을 잡기가 어색해서 좀처럼 시작을 못하고 있던 차에 만난 것이 김홍신 작가님의 <하루 사용 설명서>였다.
뭔가 아쉬움이 남았던 어제, 다시 한번 힘내보자했던 오늘, 내 자신의 성장을 바라볼 내일이 담긴 365일 나의 하루 사용 설명서>
매일 똑같지 않을 하루이기에 더없이 소중하며 아쉬움이 남는 하루이건만 그 하루를 기쁨으로 온전히 사용하지 못한 것 같다. 그저 오늘 하루가 지나가는 것이 아쉬우면서도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에 안주하는 매일매일의 내 자신속에 갇힌채로 시간만 흘러보냈던 것은 아니었던가...그럼에도 안주하는 하루 속에서 애써 덧없는 시간이 아니었음을 자위해보는 또 다른 내 자신과의 조우조차 데자뷰처럼 되풀이되어 점점 현실감각이 없어지는 듯하다.
1년 365일, 똑같지 않은 생각과 하루 일과들을 간략하게 정리한 <하루 사용 설명서>
처음엔 일기같은데 '하루 사용 설명서'라고 붙인 제목이 참신하여 어떻게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신기하게 다가왔다. 그러던 것이 생각이 머릿속에 머물지 않고 손끝에서 글자로 옮겨 기록이 되어가는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의미있는 1년이란 생각이 들었다. 불쑥불쑥 치고 드는 생각들을 가만히 노트에 붙잡아두면 쉬이 잊히지 않고 그 글을 썼던 그 날의 내 모습이 떠올라 다시금 마음을 잡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생각해보니 내가 쓰는 일기의 기준은 그날의 구구절절함을 적는 일이라 쓰기전부터 질렸었던 것 같다. 그날의 일과를 숙제하듯 써내려가는 것이 아닌, 나의 사유가 드노는 모습을 풀어 쓰는 기쁨을 왜 미처 깨닫지 못했을까, <하루 사용 설명서>를 읽으며 깨달았다.
있는 척 내세우지 않아도, 누가 들을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것을, 오롯이 내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인 것을 왜 그렇게 의식하며 살아왔던 것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