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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들 ㅣ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6
조나단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그래비티북스 / 사냥꾼들 / 조나단 SF 장편소설
음산한 회색빛이 도는 서울 광화문 한복판, 줄을 잇는 차량 행렬도 시끌벅적한 사람들의 말소리도 없이 순간 지구의 모든 것이 음소거된 상태에 휩쌓인듯한 공간, 이제 막 사냥꾼이 된 초보 사냥꾼 둥이는 새로운 사냥 모집 소식에 광화문에 입성하게 된다. 바야흐로 제대로 된 인간을 낳을 수 있는 '진짜배기' 여자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진짜배기 여자가 아이를 낳아도 조산하거나 돌쟁이라 불리는 기형아를 출산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제대로 된 인간보다 지능은 돌쟁이 아이에 몸만 비대해져 으르렁거리며 인간을 물어뜯는 돌쟁이들이 난무하는 세상, 남아있는 인간의 모습을 한 일족들은 돌쟁이들과 폭도들을 피해 자기들만의 은둔지를 만들어 숨어사는 세상, 그 속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보다 죽지 않기 위해 오늘을 견뎌내야한다.
광화문 일대에서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권씨 일족, 그의 '진짜배기' 막내딸이 돌쟁이들에게 납치되었고 생사를 알 수 없어 포기하려던 찰나 어디선가 딸이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권씨 영감은 사냥꾼들을 소집하였고 이 소집에 모인 사냥꾼은 둥이를 비롯해 형제인 칠수와 만수, 특무상사, 무사인 다섯명이었다. 이에 권씨 영감은 자신의 딸을 찾기 위해 떠나는 노잣돈으로 금 한돈과 딸을 찾아 무사히 데려오면 두돈을 더 준다는 약속을 하였지만 권씨 노인이 보여준 막내딸의 사진을 본 사냥꾼들은 진짜배기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에 넋을 잃고 허니문을 약속해달라고 한다. 어렵게 타협점에 도달한 이들은 막내딸이 잡혀간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으로 향하고 막내딸을 구하기 위해 돌쟁이들과의 사투와 외딴섬에 자리한 천사집단을 찾아가는등 그들의 여정은 험난하기만하다.
생존이 우선시 되어야하기에 살기 위한 생존본능이 제일 중요시되는 시대에 글자나 문화적인 감상에 젖을 여유란 없는 그들의 삶은 고독하게까지 비쳐진다. 돌연변이의 출현이 몰고온 지구의 대재앙 앞에서 몇천년동안 이룩한 인류의 업적들이 얼마나 허망하게 소멸할 수 있는지, 점점 척박해지고 있는 지구의 환경과 자연을 낭비한 인류의 욕망이 불러온 미래의 모습이 이런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좀비 얘기와는 다른 돌연변이들의 출몰로 버림 받은 땅이 된 지구의 모습이 낯설지만은 않은데 그럼에도 나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