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마부키 사토시가 주연을 맡아 영화화된 <우행록 : 어리석은 자의 기록>
평소 좋아하는 배우인데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 못해 영화 관람전에 읽어보게 됐다.
소설을 다 읽고 난 후 책 표지 사진이 왜 이렇게 섬뜩하게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대기업 부동산업체에 다니는 남편과 미인인데다 상냥하며 활발한 아내, 둘 사이에 초등생 1학년인 아들과 딸아이가 무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다. 특정할 수 없는 범인으로 이해 수사는 진척이 없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던 중 한 르포기자가 일가족 살인사건에 대해 취재를 시작한다.
와세다대를 나와 견실한 대기업 부동산업체에 다니고 있는 남편과 곱게 자란데다 미인이며 늘 가는 곳마다 좌중을 휘어잡는 매력이 있는 아내, 귀여운 아이들까지,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한적한 곳에 지어진 고급 주택에 살고 있는 4가족의 단란한 삶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리고 만다.
1층에서 남편과 아들이 무참히 칼에 찔려 죽임을 당하고 2층에서도 아내와 딸이 무참한 칼날에 살해를 당한 이 엽기적인 사건은 살해당한 수법이 매우 잔혹하여 원한에 의한 살인이 아닌가에 촛점이 맞춰지는 상황에서 사건을 소설화하기 위해 나선 르포 기사의 취재형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사는 이웃 부인의 증언부터 초등생 아들과 한반이라 함께 등하교를 했던 학부형의 증언, 후에 부인이었던 '나쓰하라 유키에'의 대학교 친구나 남자친구의 증언, 그리고 남편이었던 다코의 회사 동료와 대학교 때 양다리를 걸쳤던 여자의 증언들이 이어지며 한 사람에 대해 다양한 증언들을 목격하게 된다.
똑똑하고 잘생겼으며 일처리도 완벽해 동료들의 든든한 지지자 역할을 했던 다코, 그런 그의 대학교 생활로 거슬러 올라가 두 여자를 모두 놓치고 싶지 않아 양다리를 걸치는 우유부단함과 졸업 시즌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의 뒷배경을 보고 접근해 좋은 곳에 취직하려는 야망은 한 인물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로 이어지고 그런 평가는 부인인 유키에에게도 나타난다.
한 인물에 대한 다양한 주변인들의 증언과 평가는 인간 내면에 내재되어 있는 시기와 질투, 욕망, 그럼에도 미움받고 싶지 않고 끝까지 착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상충된 감정이 뒤섞여 죽은 이들을 평가하는게 혼란스럽다.
그런 주변인들의 증언 간간이 등장하는 한 여인이 오빠에게 건네는 이야기는 일가족 살해사건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독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이야기를 유추하도록한다. 그럼에도, 그렇게 작가가 독자들에게 단서를 마구 뿌려주는데도 나는 전혀 이야기를 유추할 수가 없었다. 왜냐? 등장하는 주변인들의 이야기에 마구마구 휩쓸려서 끌려갔기 때문이라고할까....그러다 마지막에 빵!하고 터졌던 반전에 소름이 돋으면서 충격의 여진이 좀 오랫동안 이어졌던 것 같다.
영화를 보기 위해 원작소설을 읽었는데 내용을 알고 충격스러워서 영화를 대체 어떻게 봐야하나 걱정이 되버린 <우행록 : 어리석은 자의 기록>, 영화를 보면 충격의 여운이 더 진하게 다가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