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세계일주 전성시대 괜찮아, 위험하지 않아
정화용 지음 / 청년정신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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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신 / 지금은 세계일주 전성시대 괜찮아, 위험하지 않아 / 글.사진 정화용



진정한 여행이란 새롭고 멋진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 데 있는 것.


세계일주 최적의 조건을 갖춘 한국인,

2018년도 기준 무려 188개국이나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고 유럽과 북미를 제외하고는 한국보다 물가가 낮아 경제적인 여행이 가능하며 전세계에 불고 있는 케이 팝으로 인한 한류 열풍으로 한국인에 대한 그들의 인식이 드높다는 점과 여기에 항공 노선의 세계화와 저가 항공사의 대두로 지금이 바로 세계여행을 하기 위한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역설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렇지, 그러네?, 얼른 짐싸야겠는데?'라는 반응이 저절로 따라붙게 마련이다.


경제적 갭이 점점 벌어지고 있는 신자본주의 세계화와 개인주의의 집단화, 종교적 탄압에 더해 불안한 지질학적 요인까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로 '이런 시국에 무슨 여행은...위험하니까 상황 좀 지켜보는게 낫지 않을까?'라는 소극적인 자세가 취해지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런 생각의 전환은 물론 주인공을 따라 여행하는 내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아름다운 대자연보다 더 빛을 발하는 것은 역시 사람의 온기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언젠가부터 순수한 타인의 의도를 비틀어 의심 먼저 하게되었고 타인의 의도대로 움직여 조금이라도 손해를 본 것 같으면 밤잠까지 설쳐가며 억울해했던 내 모습들은 여행지에서 아무런 댓가 없이 곤경에 처한 주인공을 도와주었던 사람들을 보며 인색함으로 중무장한 채 살아가고 있는 나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아무런 대가성 없이 자신의 나라를 여행하는 이방인을 환영하며 자신의 집과 음식을 내주는 것은 물론 금쪽같은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며 기쁜 마음으로 관광지를 소개해주고 멋진 풍경을 보기 위해 창가 좌석자리를 부탁하는 주인공 때문에 휴일도 반납하여 백미터 달리기도 고사하지 않았던 기차역 창구 직원까지, 가는 곳곳마다 훈훈한 인심과 사람의 온기가 듬뿍 느껴지는 그들의 진심어린 따뜻함에 여행 에세이라기보다 은혜로운 감동백서에 가까운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순간의 찰나 내 자신의 일보다 곤경에 처한 사람을 먼저 돕고 의심없이 자신의 집까지 초대할 수 있는지 나의 가치관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는게 책을 보는 내내 들었던 서글픔이었다. 이방인에 대해 우호적이고 이타적인 사람들을 우리나라보다 경제적 수준이 낮고 나보다 가진것이 없다는 이유로 나도 모르게 그들을 순위매김하고 있었던 것 같다. 몸에 걸친 옷이나 물질적인 것에서 오는 별볼일 없는 우월함보다 인간의 삶을 영롱하게 해주는 그들의 내적 아름다움이 멋들어진 여행지보다 더 감동깊게 다가왔다.


<지금은 세계일주 전성시대 괜찮아, 위험하지 않아>는 우리나라보다 경제적 수준이 낮은 동남아시아의 태국, 미얀마, 인도네시아와 남아시아의 스리랑카, 인도 남서부, 파키스탄, 인도 북부, 두바이를 거쳐 서아시아의 이란, 아르메니아, 조지아, 터키의 여행일기를 담고 있다.


교만과 어리석음, 혐오라는 단어를 통해 서구의 역사적 폄하와 그들에게 공격적이었던 언론 보도 뒤에 우리가 제대로 보지 못했고 보려하지도 않았던 그들을 향한 거짓 인식들이 얼마나 의미없었던 것인지 알게 되었고 그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얼마나 위선적이었는지 깨닫고 반성하게 되었다.


이 책은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서아시아를 담고 있는데 세계일주가 목표인 주인공의 다음 여행지와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 또한 빠른 시일내에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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