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피센트

말레피센트 ㅣ 디즈니의 악당들 4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주정자 옮김 / 라곰 / 2018년 12월

라곰 / 디즈니의 악당들 4.말레피센트 /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말레피센트'라는 이름을 들었을 땐 어느 동화에 나왔던 마녀였지? 했더랬다. 그러다 표지를 보고선 '아! 오로라 공주에 나오는 초대받지 못한 요정!'이 떠올랐는데 그래도 긴가민가하다 펼쳐본 내용엔 익히 알고 있는 오로라공주에 등장하는 초대받지 못한 요정의 이름이 '말레피센트'가 맞았다. 나는 요정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마녀였나? 싶었던 궁금증과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디즈니의 악당들 인물관계도'가 있어 더욱 흥미를 끌고 있는데 시리즈의 처음 이야기인 백설공주의 이야기가 있는 사악한 여왕과 두번째 미녀와 야수의 이야기인 저주받은 야수, 세번째 이야기 인어공주 에리얼의 버림받은 마녀를 지나 네번째 이야기가 바로 말레피센트 이야기이다.

1편부터 4편까지 등장하는 인물들이 이야기에 서로 얽혀 있다는게 <디즈니의 악당들> 시리즈를 읽는 재미가 아닐까 싶었다. 우스개소리로 두세편의 이야기를 짜깁기한 내용은 들어봤지만 책의 소재로 녹여 인물들의 연결구도와 복선을 살려냈다는게 이 책을 만났을 때 들었던 신선함이었다.

딸아이라 그런지 어릴적부터 공주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곤했었는데 동심을 파괴하고 싶진 않지만 동화 속에 등장하는 공주들은 너무나도 나약해보여 사실 공주 이야기를 아이에게 많이 들려주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나도 모르게 있었던 것 같다. 더군다나 오로라 공주에서 초대받지 못한 요정이 저주를 내린 장면에서는 저주를 내렸던 요정이 딱하게 다가와 속으로는 '저렇게 왕따를 시키니까 벌을 받지...'하는 반발심이 들었는데 그런 반발감들을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누그러진 것 같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농업의 신인 사투르누스와 파괴와 전쟁을 일으키는 악의적인 신 마르스의 이름을 붙여 요정들은 녹색 얼굴에 뿔이 달려 버려진 이 아이를 '말페피센트'라고 불렀다. 어려서 버림받아 까마귀떼에 둘러싸여 그 누구에게도 돌봄을 받지 않던 어느 날 유모에게 구원의 손길을 받아 보살핌을 받게 되고 마법을 배우기 위해 학교에 들어가지만 날개가 달린 요정들 틈에서 말레피센트는 평범하게 살아갈 수가 없다. 요정들에게 대놓고 멸시를 당하고 업신여김을 당하면서 말레피센트는 유모의 방에 있던 마법책들을 보며 마법들을 익히게 되고 날개 달린 요정들보다 훨씬 뛰어난 실력을 갖추게 된다. 모든 요정들이 말레피센트에게 손가락질을 할 때 유모의 차고 넘치는 사랑이 있었기에 엇나가지 않았던 말레피센트가 왜 사악한 마녀로 등극한 것이었을까?

이야기상 참 헛점이 많다고 느껴지는 디즈니 동화를 여러 이야기와 연결시켜 짜임새 있는 동화로 탄생시킨 <디즈니의 악당들> 4번째 이야기지만 다들 알고 있는 동화가 중심이기에 앞에 나온 시리즈를 보지 않아도 크게 무리가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처음부터 연결되는 이야기 또한 흥미진진하겠다는 생각에 찾아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