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앱솔루트 달링

마이 앱솔루트 달링
가브리엘 탤런트 지음, 김효정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8년 11월

토마토출판사 / 마이앱솔루트달링 / 가브리엘 탤런트

시작부터 끝까지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손에서 놓지 못했던 <마이 앱솔루트 달링>

허름한 집에서 아빠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열네살 터틀, 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또래 아이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며 학업 성적 또한 쉽게 따라가지 못해 선생님들로부터 걱정을 끼치는, 말하자면 문제아다. 그런 터틀의 뒤에는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아버지 마틴이 있다.

6살때부터 총기 다루는 법을 딸에게 가르칠정도로 그릇된 부정을 가지고 있는 마틴은 터틀의 학교 문제로 학교로 불려간 상황에서도 교장이나 담당 선생 앞에서 나름대로의 지식을 토해내며 언변에서는 물러섬이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왜곡되고 편향된 지식이긴하지만 무식한 이미지는 아니어서 작년에 읽었던 <마쉬왕의 딸>에 등장하는 아버지가 떠올랐는데 이야기가 흘러가는 구도도 그렇고 딸이 어렸을 때부터 사냥하는 법이나 생존게임을 치르는 듯한 환경에 놓이게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마이 앱솔루트 달링>에 등장하는 아버지 '마틴'과 다르지 않았다.

원시 시대로 돌아간 듯한 생존 본능을 일깨우며 자신의 말을 거역하면 잔인한 방법을 교훈이랍시고 자행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두 소설속에 등장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터틀은 '마쉬왕의 딸'에 등장하는 헬레나와도 닮아 아버지가 자행하는 뒤틀린 욕망과 사랑이 오직 하나의 답이라는 생각을 품으며 저항하지 못하고 발목이 잡힌 두 소녀의 심리 표현까지 너무나 닮아 있다. 다만 '마쉬왕의 딸'에서 어린 어머니를 납치해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산속에 가둬놓고 어린 헬레나를 낳아 짐승과 다를 것 없는 사냥법을 알려줬다면 '마이 앱솔루트 달링'에서의 마틴은 자신의 딸인 '터틀'을 '개밥'이라고 부르고 딸에 대한 성욕을 사랑이라고 치부한다는 면에서는 더 많은 분노가 일어 솔직히 첫장부터 다가오는 불편함에 기분이 매우 언짢아지는 소설이었다. 그렇게도 가슴이 뜨거워지도록 분노하게 만드는 불편한 소설임에도 왜 놓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었을까? 자문한다면 너무나 분노스럽고 혐오스러웠기에 터틀이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아버지의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고 자신에게 상처를 남겼던 아버지를 응징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적 약자에게, 더군다나 부모랍시고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며 학대하는 이야기는, 게다가 딸아이에게 그릇된 성욕을 사랑이 믿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독자로서 너무 고통스럽다. 마음이 너무 무겁기에 읽고 나서도 언짢음이 며칠동안 지속되는데 이렇게 숨이 막힐 정도로 언짢은 소설은 처음인 것 같다. <마이 앱솔루트 달링>이라는 제목에 만감이 교차하며 오늘 밤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