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라, 내 얼굴 슬로북 Slow Book 4
김종광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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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신 / 웃어라, 내 얼굴 / 김종광 에세이

 

 

 

이거 내 얘기였어? 싶을 정도로 공감 백배, 짠함 백배로 다가오는 김종광 작가님의 <웃어라, 내 얼굴>을 만났다.

김종광이란 작가님이 계시다는 것을 나는 최근에 알았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아 조선통신사란 역사 소설을 통해 '김종광'이란 이름 석자를 알게 되었는데 무엇보다 뇌리에 강렬하게 파고든 것은 작가가 주는 문필력이나 스타성이 아닌 바로 세상 그 무엇을 줘도 바꿀 수 없이 빛나는 환한 웃음이었다.

나처럼 '김종광'이란 이름 석자에 낯선 독자도 표지 사진을 보고 잊을 수 없는 그 기분 웃음 덕분에 나도 모르게 덩달아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보너스를 덤으로 누릴 수 있으니 웃음만으로도 백가지 호기심과 유쾌함을 기대하게되는 작가는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20년차 소설가의 위대한 생활 탐구'라는 부제가 보여주듯 사는것이 고만고만한 서민들의 보편적인 삶이 그의 에세이 속에 녹아있어 '이거 내 얘기였어?'싶을만큼 공감되는 이야기에 책을 덮을 수 없어 가독성 좋은 소설 한권을 읽는 것 못지 않게 흠뻑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김종광 작가와 나는 나이차가 좀(????) 있는 편이지만 나이차를 느낄 수 없는 어릴적 이야기는 나의 기억과 크게 다르지 않아 그의 어릴적 일화들이 더욱 즐겁게 다가왔던 것 같다.

 

아이를 키우며 부모가 되고 그 눈으로 사회를 바라보며 나이듦의 자연스러움이 무엇보다 가식없이 다가와 편하게 읽을 수 있었는데 작가가 생각했던 것, 고민했던 것들을 화려하게 포장하지 않고 애둘러 표현하지 않으며 어두운 면만을 강조하지 않아서 더욱 편안하게 다가와졌던게 아니었나 싶다. 서민의 삶이 그러하듯 공감가는 이야기에는 어두움과 묵직함이 느껴져 편안함을 느끼고 싶어 손에 잡았던 에세이라도 읽기 전보다 더 마음이 가라앉게 되는 책들이 있곤하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아 어렵고 힘들었던, 지금도 조금은 힘들고 앞으로도 덜 힘들지는 않은 삶이라도 그것에 치우쳐 무겁게 가지 않고 나름대로의 유쾌함을 발하며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방식이라 더 매료되었던 것 같다.

 

'대출'의 동상이몽 부부간의 대화에서는 빵터져 한참을 낄낄거리게 되었고 소심하여 그자리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을 오랫동안 품고 있는 이야기에는 '나만 그랬던게 아니었구나...'라는 의외의 위로도 받을 수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이런 느낌의 이야기들이 많다.

'맞아, 그 땐 그랬는데....'라는 추억의 귀환은 냉정하고 살벌해진 요즘 시대에 따뜻함을 간직하며 사는 것에 대한 반성과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흔히 볼 수 있는 사랑과 이별의 에세이가 아닌 생활 에세이라서 더 거리낌없이 다가와졌던 <웃어라, 내 얼굴>

이 책을 읽다 문득 '요즘 세상 웃을 일이 없네...'라며 축 쳐져있던 기분이 '그렇다고 못 웃을건 뭐야?'라는 의식으로 전환되어 굉장히 개운한 기분을 느끼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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