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후작 에놀라 홈즈 시리즈 1
낸시 스프링어 지음, 김진희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아이와 함께 읽고 싶었던 책인데 아이보다 내가 더 빠져들어 읽게 되었던 <에놀라 홈즈 시리즈> 첫번째 이야기 <사라진 후작>

등장하는 '에놀라 홈즈'는 '셜록 홈즈'와 '마이크로프트 홈즈'의 여동생이다. 건장한 성인의 두 오빠와 달리 '에놀라 홈즈'는 현재 예순 네살 어머니를 둔 집안의 막내이다. 그래서 줄곧 집안의 늦둥이라서 사람들에게 남모를 손가락질을 받고 집안의 수치라고 여겨져 두 오빠가 집에 발길을 안한지 십년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에놀라의 생일에 사라지게 되고 십년만에 두 오빠가 집에 돌아와 어머니의 행방을 찾게 되면서 그동안 말과 조련사, 정원사, 에놀라의 개인교사, 집 수리비 등등으로 오빠가 지불했던 돈의 행방은 어머니가 거짓 작성한 가계부를 들어 돈을 모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에놀라는 늦둥이라는 점이 집안의 수치로 자리잡아 오빠들이 집안에 발길을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여자들에게는 상속권이 없는 상황에서 장남에게 돌아갈 집과 펜델 공원의 상속을 어머니가 주장함으로써 두 오빠들과 의견대립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여자들에게는 상속권이 전무했던 시절, 제대로 된 옷차림 대신 반바지를 입히거나 자전거를 타면 정숙하지 못한 여성이라는 비난을 받던 시절, 남자들이 만들어놓은 온갖 불합리함 속에서 숨막혀하던 여성들의 억압된 삶은 흥미진진한 추리 소설의 진가를 느끼려던 나에게는 유명한 셜록 홈즈를 비틀어 페미니즘과 만나게 했다는 사실이 신선하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시대가 짜맞추었던 여성의 틀을 과감하게 깨부쉈던 에놀라와 두 오빠의 어머니 '레이디 유도리아 버넷 홈즈', 자신을 키워왔던 어머니를 바라보는 에놀라의 시선과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두 오빠의 사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정해진 여성의 길을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기 위한 도전을 했던 에놀라의 모습은 여성과 남성의 불평등 의식을 깨고 싶었던 어머니가 바랐던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다. 딸아이를 둔 어머니로서 남성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정숙하지 못한 어머니에서 에놀라를 여성보다는 한 인간으로서, 인격체로서 키우고 싶었던 어머니의 마음이 와닿았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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