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경이로움
안드레아 데 카를로 지음, 정란기 옮김 / 본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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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북스 / 불완전한 경이로움 / 안드레아 데 카를로



이탈리아 여행서적은 많이 봐왔지만 이탈리아 소설은 처음 접해보는지라 궁금함이 있었다. 지리적인 위치로 뭔가 난해한 프랑스 소설과 비슷하지 않을까란 걱정이 조금은 있었던지라 내심 긴장하며 펼쳐보게 되었던 <불완전한 경이로움>
처음엔 제목이 주는 느낌 때문에 소설이라기보다 철학적인 이야기가 담긴 이야기일거라고 예상했으나 설마 <불완전한 경이로움>이 젤라토 가게의 이름일줄이야...

전혀 예측하지 못한 젤라토 가게 이름인 '불완전한 경이로움', 하지만 젤라토 가게를 이끌어가는 밀레나가 추구하는 젤라토의 맛을 떠올리면 얼토당토한 가게명은 아닌듯하다. 밀레나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나오는 제철 재료만을 고집하여 그녀만의 최상의 젤라토를 만드는 일에 강박적일 정도로 열과 성을 다하는데 그럼에도 미묘한 온도 차이로 항상 같은 젤라토의 맛을 볼 수 없다고 이야기함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정성이 만든 최상의 젤라토는 그 맛을 평가받아 소문이 자자하다. 한여름도 지난 어느 날 갑자기 정전이 발생하며 자신의 최상의 젤라토가 걱정인 밀레나의 걱정 뒤로 젤라토를 무려 10kg이나 주문하는 전화를 받게 되고 올리브 나무가 있는 그 집을 향해 배달을 나서게 된다.

밀레나가 배달을 나서기 전 비봉커즈 밴드의 리더인 닉은 올리브 나무 숲길을 삼륜차로 달리다 전날 마신 숙취를 이기지 못해 아침부터 기분이 별로인 상태에 콘서트 준비로 밴드 멤버들이 그의 별장에 하나둘씩 도착하게 되고 누가 주문한지 모르는 아이스크림 배달을 온 밀레나는 유명한 밴드의 리더인 닉을 알아보지 못하는데, 닉은 그런 밀레나의 첫인상에 흥미로움을 느낀다. 그렇게 짧은 만남을 뒤로 밴드 멤버들과의 아찔한 상황과 콘서트 전날 세번째 결혼식을 하는 닉의 불안정한 심리가 언젠가 터지고 말 위태로움을 자아내고 있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냉소적인 엄마의 따뜻한 애정을 받지 못했던 닉은 엄마의 그런 모습을 여자들에게서 찾기를 원했기에 번번히 결혼생활은 좋지 않게 끝났고 세번째 결혼을 앞둔 에일리는 자신보다 그녀의 일로 관심이 옮겨간 상황이 마뜩잖은 상황, 신경을 거슬리는 멤버들로 인해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에 닉은 '불완전한 경이로움' 가게를 찾게 되고 밀레나와의 만남을 갖게 된다.

단순히 동거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동거인이 아니었음을 알게되면서 밀레나와 비비안의 관계 또한 흥미롭게 다가왔는데 남녀간에 밀고 당기는 모습에서 자유로울거라 생각했던 밀레나에게 임신을 원하는 비비안, 사실은 임신을 원하지 않지만 그것을 쉽게 비비안에게 말하지 못하는 밀레나와 비비안의 관계 또한 위태롭기 짝이 없다. 밀레나에게 화를 내고 점점 더 그녀를 구속하려 드는 비비안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은 밀레나, 그런 밀레나에게 닉이란 유명밴드와의 만남은 어디서 본듯한 영화의 주제로 비춰지지만 각자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어 너무 무겁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밝지도 않은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개해나간다.

사실 이탈리아 소설을 처음 접하는지라 살짝 걱정했던 부분도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기상천외한 젤라토 가게 이름부터 영미 소설처럼 심리 묘사를 너무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으면서 프랑스 소설처럼 난해하게 다가오지 않아 생각보다 읽기 수월하게 다가왔다. 딱 적당하게 표현된 심리 묘사도 좋았고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그들의 기분을 잘 묘사하고 있어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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