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 때 연예인들 화보를 주로 찍는 사진작가로 연예 정보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했던 사진작가가 바로 조선희 사진작가였다. 예쁘거나 멋지거나 일반인들보다 독보적인 아우라를 뽐내는 연예인들의 사진을 찍는 조선희 작가의 모습은 연예인들의 아우라와는 다른 카리스마였는데 처음 그 영상을 보면서 굉장히 강렬했던 기억이 있다. 한참이나 지났지만 나는 그 영상을 아직도 또렷히 기억하고 있어 그녀가 담아내는 에세이는 어떤 이야기가 실려 있을까 궁금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녀도 일반인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바쁜 삶 속에서도 부대끼고 상처받고 그럼에도 다시 일어나는 일련의 과정들에서 깨닫게 되는 감정들을 이 책에서 엿볼 수 있다. 다만 생각보다 감수성이 예민하다는게 책을 읽으면서 느껴졌던 점인데 그런 감수성이 있었기에 멋진 사진들이 탄생할 수 있었겠구나 싶었다. 그저 보이는것만 잘 찍는 사진작가가 아니라 내면의 것들을 사유하고 그것들에 더 가까이 다가가면서 인생의 물음에 한발 한발 다가가는 모습이 멋지게 다가왔다.
낯선 곳에서 문득 던지게 되는 물음들, 알고 있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지나쳐왔던 것들이 또렷하게 다가오는 시간, 그 장소, 그 곳에서의 깨달음, 그 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얻게된 삶의 안식등을 그녀만의 화법으로 보게 됐던 <내 마음의 빈 공간>
당당함과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사진을 찍어내던 그녀에게도 앞으로의 두려움과 불안이 있었음을, 자신에게 던지는 수 많은 물음들 앞에 고뇌하는 한 사람이었음을 알게 됐던 사진과 에세이, 사진과 함께 만나 더욱 독특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