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습관 -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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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출판사 / 사랑하는 습관 / 도리스 레싱



얼마전 <19호실로 가다>를 읽고 아무일 아니라는 듯이 덤덤하게, 그러나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심리를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는 그녀의 글을 보며 감탄했던 기억이 있어 <사랑하는 습관>도 자연스럽게 기대가 되었다.

'19호실로 가다'처럼 '사랑하는 습관'도 도리스 레싱의 9편의 단편선들을 모은 책이다. 단편이지만 읽다보면 인물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어찌나 잘 표현하고 있는지 그녀가 쏟아내는 인물들의 심리를 이해한 듯한 기분이 들다가도 불현듯 또다른 시선에 머물러 결국엔 헷갈리거나 생각해보지 못한 다른 관점에서 퍼즐 하나를 풀어낸 듯한 느낌까지 들게 되니 이번 작품에서도 그녀 특유의 복잡한듯하면서도 결국엔 단순한 인간 내면의 모습이 잘 표현된 듯하다.

한 때 잘나갔든 그렇지 않았든 도리스 레싱의 단편선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복잡하거나 감정적이다. 너무나 감정적이어서 박자를 맞춰 따라가지 못할 때가 많다. 그녀의 단편들을 읽다보면 타인에게서, 또는 나에게서 보여졌던 그런 감정들이 작품 속 주인공들의 모습에 투영되어 다가온다. 인간의 모습은 돈이 많든 적든 적당히 감정적이고 적당히 허영심이 많으며 특히 작품속에 등장하는 남자들의 모습은 나이가 많든 적든간에 하나같이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비춰진다. 때론 이해가지 않는 상황들 때문에 약간의 분노가 느껴지기도하고 그게 너무나 당연시되던 시절이었으니 그렇다치기엔 지금보면 너무나 부끄럽고 적나라해서 남자들의 본성에 기가 찰 정도지만 그녀의 작품속에 비춰지는 남성들의 모습으로 하여금 그들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고 반성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어주지 않을까도 싶다.

인간의 내면을 이해하는게 쉽지 않아 이번 책도 돌아가 다시 읽었던 부분이 상당히 많았던 것 같다. 심리서도 아닌데 그를, 그녀를 단어로 이해하기가 벅차게 다가올 때도 있지만 그래서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게 도리스 레싱 단편들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저번에도 그랬지만 이번 책도 도리스 레싱의 감탄사 연발하게 되는 글들이 묘하게 가슴에 내려앉아 뒤척이게 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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