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옷
사토 야스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잔(도서출판)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잔 / 황금옷 / 사토 야스시



일본의 나오키상과 함께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다섯번이나 올랐음에도 결국 죽음 직전까지 후보에만 머물러 있었던 비운의 작가 '사토 야스시', 책 소개를 접하며 비운의 생을 마감한 '오자이 다사무'와 겹쳐져 보였던 것은 왜였을까? 스스로 생의 끈을 놓아버렸던 그의 이야기와 2017년 오다기리죠, 아오이 유우가 출연했던 영화 '오버 더 펜스'의 원작이라는 이야기가 가장 큰 호기심으로 다가와졌던 것 같다.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올랐다는 이야기와 <황금옷>이란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종류의 소설이 아닐거라는 짐작은 있었지만 오버 더 펜스, 여름을 쏘다, 황금옷 세편의 소설에서 아슬아슬한 삶의 테두리에 선 젊음에 대한 묘사가 역시 일본소설답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사춘기보다 더 격정적이었던 20대 때 이 소설을 읽었다면 아마 꽤나 동요해서 주인공들 감정에 이입이 됐을테지만 그 시절을 겪어낸 지금은 주인공들 옆에 등장하는 인생을 겪어내 조금은 느긋한 인물들의 눈으로 주인공들을 바라보게 된다는 점이 조금은 낯설면서도 안심이 되는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좋아하는 배우가 둘이나 나와 잔잔하게 보았던 '오버 더 펜스'는 영화와 원작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설정이 조금씩 바뀌어도 소설이나 영화 나름대로 색다름이 있어 원작소설을 나중에 읽게 되었지만 영화나 소설 둘다 나름대로의 매력을 맘껏 발산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서울 것이 없을 것 같은 젊음이지만 실상 두렵고 막막한 젊음 앞에서 각자 자신을 스치고 지난 시련에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고 자포자기하는 자와 그 와중에 포기하지 않고 그 무언가를 찾으려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젊음의 다양성을 흥미롭게 볼 수 있게 해주었다. 뭔가 즐거운 인생과는 거리가 먼, 어찌보면 무기력하게만 보이는 삶으로 보이지만 그 속에서 담담하게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그럼에도 인생은 끝나지 않으며 다시금 또 다른 인생을 준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기도한데  소설과는 달리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작가의 이야기가 그래서 더욱 여운을 남기는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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