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톰 행크스 지음, 부희령 옮김 / 책세상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책세상 /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 톰 행크스


영화에서만 만나보던 미국의 대 배우 '톰 행크스', 오랜 기간 배우로서 꾸준한 연기는 물론 사생활에서도 잡음을 들어본 적이 없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배우 중 한사람인데 세상에! 그런 그가 소설까지 썼다하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톰 행크스의 소설집'이란 책 소개를 보고 좋아하는 몇 안되는 배우중에 오랫동안 좋아해온 배우 '에단 호크'가 떠올랐는데 오랫동안 좋아하는 배우인데다 그동안 몇 편의 소설도 냈던지라 같은 연관선상에서 '톰 행크스'의 소설집 소식을 접했을 때 두 배우의 이미지가 겹쳐 보였던 것 같다. 하지만 사실 에단호크를 좋아해 한국에서 발간된 그의 소설책을 다 사서 볼 정도로 팬이지만 영화속에서 비춰지는 이미지와 달리 소설은 뭐랄까...기대와는 다른 느낌이어서 평소 영화에서 보여지던 그의 매력을 다 느낄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있었더랬다. 그런 마음이 있었기에 '톰 행크스'의 소설집을 봤을 때 호기심은 들었지만 소설의 내용에 대해서는 큰 기대감이 없었더랬다. 그런 약간의 우려 속에서 등장하는 첫 단편소설 '석 주 만에 나가떨어지다'를 읽으면서 '음....꽤나 피곤한 여자군, 세상에 이런 여자에게 맞춰줄 남자란 절대 없을거야...하지만 설마 여기서 끝은 아니겠지? 제발....'이란 생각이 톰 행크스의 첫 단편을 대했던 나의 자세였다. 아주 재미없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뭔가 독특한 소재도 아니었던지라 뭔가 있겠지...하면서 읽어내려갔던지라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든 상태로 다음 단편으로 넘어갔는데 '1953년, 크리스마스이브'를 읽으며 전쟁을 겪은 이들의 일상을 잔잔하게 그린 소설에 숨이 턱 막힘을 느꼈다. 전쟁을 겪은 가장과 친구의 마지막 전화 통화로 이야기를 맺음하는 이 소설은 평범하고 행복해보이는 가정의 가장이 오래 전 잔인하고 극악한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살았는지, 그것을 잊고 살아가는 자신과 전쟁의 혼란과 광기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친구의 모습을 무심한 듯 잔잔하게 그려져 있어 다른 단편소설보다 나는 이 소설에서 꽤 진한 감동을 느꼈다.

톰 행크스의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꽤 많은 단편들이 실려 있다. 이번 책을 통해 톰 행크스가 타자기 애호가인 것을 알게 되었는데 단편이 시작되는 첫 장에 여러 종류의 타자기 사진이 실려 있어 단편을 읽는 재미 외로 타자기 사진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오래 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국의 시대상을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한 권을 통해 볼 수 있다는게 아마 독자로써 느끼는 가장 큰 즐거움일 것이다. 이야기 속에서 미국인 특유의 가치관과 그들의 일상들을 진솔하고 담백하게, 때론 풍자적인 모습으로 다가와 다양한 주제를 넘나드는 그의 이야기에 연기자가 아닌 작가로서의 '톰 행크스'의 무한한 창작에 즐거움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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