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당나귀 현대지성 클래식 22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 지음, 장 드 보쉐르 그림, 송병선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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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최초의 장편 소설이자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 선정 도서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황금 당나귀라는 제목에서 인간이 당나귀의 아둔함을 비웃지만 어찌보면 당나귀 못지않은 아둔함으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연발하는 인간의 모습을 꼬집은 철학적인 책이 아닐까 싶어 더욱 궁금증이 들었던 책이었다.

그런 생각으로 펼쳐본 책이었지만 마녀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 조금 당황스러웠는데 신화 속 주인공들의 이름도 많이 거론되어 읽으면서 이야기의 맥락을 자꾸만 놓치게 되었던 점을 빼곤 흥미롭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는데 신화 속 주인공들을 빗댄 이야기와 원시적으로 다가오는 삽화, 어찌보면 에로틱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시적으로 승화시킨 문장은 꽤나 인상깊게 다가왔다.

본인의 이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황금 당나귀>는 귀족인 루키우스가 '밀로'의 초대를 받아 테살리아라는 곳을 여행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고향에 아내가 있지만 귀족의 신분에 맞게 조금 대책없이 나오는 그는 밀로의 집에 기거하며 하녀인 포티스와 사랑에 빠지고 포티스로 하여금 밀로의 아내인 '팜필레'가 마녀이며 젊고 잘생긴 건장한 사내를 얻기 위해서라면 해를 가릴 정도의 사악한 마법도 서슴치 않는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하지만 루키우스의 호기심으로 아무도 보지 않는 장소에서 마법을 행하던 팜필레의 마법 장면을 본 후 그것을 따라하다 당나귀로 변하지만 마침 밀로의 집을 습격한 도둑들에게 밀로가는 몰상당하고 당나귀로 변한 루키우스는 이곳 저곳을 떠돌며 당나귀의 눈으로 인간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당나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간들의 모습은 그들이 당나귀를 보는 시선 못지 않게 우스운 일들 투성이지만 정작 그런 것을 모르는 인간들의 경솔함이 재미있게 다가온다.

마법과 신화, 다소 선정적인 이야기와 잔인한 이야기가 섞여 있어 우리들의 사는 세상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듯한 <황금 당나귀>는 현재에서 바라보면 다소 이질적인 느낌이 들긴하지만 그 당시로 되돌아가 이 소설을 만났다면 어마어마한 느낌을 받게 될만큼 풍부한 문체와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어우러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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